추신수-앤드루스, 환상 커플…진루성공률만 90%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4.08 06: 10

텍사스 레인저스 새 테이블세터 추신수(32)-엘비스 앤드루스(26)의 활약이 무섭다. 두 명이 좋은 활약을 펼치면 팀은 어김없이 승리를 거두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개막 후 텍사스는 6경기 모두 1번타자 추신수-2번타자 앤드루스로 테이블세터를 꾸리고 있다. 그리고 텍사스는 추신수 영입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추신수가 1루에 있을 때 앤드루스의 타율은 무려 7할5푼(8타수 6안타)에 이른다. 게다가 안타를 치지 못한 2번 가운데 한 번은 진루타를 쳐서 추신수를 2루에 보냈다. 또한 추신수가 1루에 있을 때 희생번트도 2번 모두 성공시켰다. 앤드루스는 추신수가 1루에 있던 10번의 타석에서 안타 6개와 땅볼 1개, 희생번트 2개로 9번이나 진루를 시켰다. 이쯤 되면 '영혼의 콤비'라고 불러도 부족하지 않다.
말 그대로 경이적인 기록이다. 아직 시즌 초반, 6경기밖에 치르지 않아 표본수는 적지만 분명 대단한 기록이다. 물론 시즌이 진행되면서 표본이 많아지면 동일 상황에서 앤드루스의 타율은 떨어질 것이지만 중요한 건 두 선수의 호흡이 잘 맞는다는 점이다.

7일(이하 한국시간) 탬파베이 레이스전도 마찬가지.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8회초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추신수가 내야안타로 물꼬를 텄다. 그리고 앤드루스는 호엘 페랄타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좌월 결승 투런포를 뿜었다. 올 시즌 앤드루스의 1호 홈런이다. 통산 762경기에서 홈런 18개만을 기록하고 있던 앤드루스는 추신수가 1루에 나가자 신이 난듯 홈런을 날렸다.
추신수도 앤드루스와 호흡을 맞추며 만족감을 드러낸다. 추신수가 1루에 있으면서 자기가 뛸 것이라고 사인을 보내고, 앤드루스가 이를 포착해 3-유간으로 땅볼을 굴려 안타를 만드는 식이다. 상대 유격수는 도루를 시도하는 추신수를 커버하기 위해 2루 쪽으로 옮길 수밖에 없고 그 공간을 앤드루스가 노리는 타격을 한다.
추신수에게 이 기록을 전해주자 "정말이냐"며 잠시 놀란 표정을 짓더니 "내가 1루에 있으면 유독 더 집중을 해서 이런 기록이 나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미소지었다. 이어 추신수는 "앤드루스가 워낙 컨택능력도 좋고 작전수행 능력도 뛰어나다. 많은 이야기를 하지는 않지만 그라운드에서 사인만 주고받아도 통한다"고 했다.
추신수와 앤드루스는 수비에서도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좌익수 추신수와 유격수 앤드루스가 수비에서 합을 맞출 기회는 외야 타구 중계플레이 때다. 추신수가 6일 기록한 시즌 첫 보살도 이렇게 나왔다. 무사 1루에서 탬파베이 대타 포사이드가 좌전안타를 쳤고, 1루에 있던 조이스는 2루를 거쳐 3루로 뛰기 시작했다. 이때 추신수는 3루 쪽으로 강하게 공을 뿌렸고, 타자주자는 이것을 보고 2루까지 뛰었다.
그렇지만 이것은 함정. 추신수와 3루 베이스 사이에는 유격수 앤드루스가 커트맨으로 가 있었다. 앤드루스는 추신수의 송구를 받아 곧바로 2루에 뿌려 포사이드를 잡아냈다. 이 장면에 대해 추신수는 "원래 모두들 하는 약속된 플레이"라고 말하지만, 둘 사이에 호흡이 맞았기에 물흐르듯 나올 수 있는 장면이었다.
올해 텍사스에서 만난 추신수와 앤드루스는 사실 큰 접점이 없었던 사이다. 공통점을 찾으려고 해봐야 스캇 보라스를 에이전트로 두고 있다는 점 정도다. 그래도 호흡을 맞춘 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마치 백년지기처럼 호흡이 맞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올해 추신수와 앤드루스가 보여 줄 유기적인 플레이가 텍사스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지 지켜 볼 일이다.
cleanup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