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을 걸고 헤맸던 2주가 무의미하게 끝나 버릴 조짐이다.
지난 7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 - 14일(이하 신의 선물)에서는 김수현(이보영 분)의 고군분투에도 딸 한샛별(김유빈 분)이 결국 유괴범에게 납치된 듯한 장면이 전파를 탔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수현이 작가로 일했던 프로그램에 납치 용의자가 전화를 걸어왔고, 그는 흉칙하게 변조된 목소리로 음산하게 웃었다. 수현이 피하려고 했던 과거와 완벽하게 데칼코마니가 이뤄진 상황. 정신병원에 갇힌 채로 이 모습을 목격한 수현은 끝없는 공포에 시달렸다. 그의 곁에 딸 샛별이가 없었다는 점이 그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수현은 1주일 전 샛별이 죽은 장소에서 투신했다 극적으로 타임워프를 경험했다. 시간을 거슬러 샛별이 납치돼 사망하기 전 시간으로 온 수현은 딸을 살리기 위해 애썼다. 죽을 위기를 여러 번 넘겼지만 결국 운명은 바꿀 수 없다는 이치를 깨달았다. 그래도 수현은 샛별을 살리고 싶었다. 샛별을 살리기 위해 움직일 때마다 마주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진실을 알아가게 됐지만, 이 모든 불행보다 샛별이 더 중했다.

수현은 샛별을 데리고 평생 찾아간 적이 없던 친정으로 향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남편 한지훈(김태우 분)이 선수를 쳤고, 그는 지훈의 계획대로 정신병원에 수감됐다. 병원에 입원한 이상. 수현은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병원에 갇힌 채로 유괴범이 생방송 중인 프로그램 제작진에 전화를 걸어 '나 잡아보라'고 협박을 하는 거북한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물론 아직까지 샛별이 납치됐다고 확정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수현의 노력에도 운명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그가 운명에 개입하려 할 수록 상황은 더욱 혼탁해졌다. 이 대로라면 샛별이 유괴당했을 가능성을 접어놓을 수가 없다.
그래서 '신의 선물' 마지막 장면에서 수현은 크게 오열하며 한바탕을 소동을 치렀다. 운명이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은 곧 샛별의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샛별 때문에 자살을 결심했던 수현 역시 또 한 번 스스로 목숨을 끊을 가능성과 직면했다.
‘신의 선물’은 유괴된 딸을 살리기 위해 2주 전으로 타임워프된 엄마 수현과 전직 형사 동찬이 의문의 납치범과 벌이는 치열한 두뇌게임을 다루는 작품으로,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에 전파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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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선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