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리그에서 159kg의 거구선수와 관중들이 엉켜 충돌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스라엘 프로리그의 명문팀 마카비 텔아비브는 8일(이하 한국시간) 지역 라이벌 하포엘 텔아비브와 더비매치를 펼쳤다. 마카비는 접전 끝에 하포엘을 83-80으로 물리쳤다. 양 팀의 팬들은 극성맞기로 유럽에서도 명성이 자자하다. 특히 마카비는 많은 투자를 해서 유로리그까지 제패하는 명문팀이지만 하포엘은 상대적으로 성적이 처진다. 올 시즌 20승 6패의 마카비는 리그 2위지만, 15승 11패의 하포엘은 리그 5위다.
하포엘의 팬들은 경기 중 208cm, 159kg의 거구를 자랑하는 그리스출신 흑인센터 소포클리스 쇼트사니티스(이하 소포)에게 인종차별적인 폭언을 퍼부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한 팬들이 떼창으로 소포를 놀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격분한 소포는 분을 참지 못하고 관중석으로 뛰어들었다.

159kg의 소포는 유럽에서 몸싸움으로 당할 자가 없는 선수다. 그는 2006년 세계선수권에서 드와이트 하워드, 크리스 보쉬, 르브론 제임스, 카멜로 앤서니 등이 버틴 미국을 준결승에서 탈락시킨 인물이다. 황소 같은 거구가 관중석으로 달려들자 일대 소란이 발생했다. 안전요원 여러 명이 붙어 겨우 그를 제지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하포엘 감독의 4살 난 아들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관중들은 퇴장하는 소포에게도 “너 감옥에 갈 거다”라고 끝까지 조롱했다고 한다.
마카비 팬들은 “군중심리로 인종차별을 하는 행동은 어떻게든 정당화될 수 없다. 하포엘 팬들은 선을 넘었다. 사진 증거가 남아 있다. 그들은 심각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하포엘 팬들은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선수가 관중석에 난입한 것은 폭력이고 형사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마카비의 니콜라 부지치 이사는 “막판에 관계자들이 라커룸에 있어서 진상을 잘 모른다. 뉴스보도를 듣고 알았다. 어떤 이유에서든 선수가 관중석에 난입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2004년 NBA에서 팬의 조롱에 흥분한 론 아테스트가 관중석에 난입해 관중을 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여파로 아테스트는 시즌아웃 처분(약 86경기)을 받았다. 당시 사건을 반성하는 의미에서 아테스트는 현재 '월드 피스'로 개명해서 뛰고 있다. 소포 사건은 유럽에서 인종차별과 관중폭력 등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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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포클리스 쇼트사니티스(오른쪽) / ⓒAFPBBNews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