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의 가치 인정, 강팀의 첫 번째 조건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04.08 10: 40

"베테랑 선수들의 가치를 인정해줘야 한다". 야구계의 한 인사는 SK 와이번스 포수 조인성(39)의 트레이드 요청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조인성은 최근 구단 측에 "트레이드를 시켜달라"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통해 SK에 입단한 조인성은 최근 팀 내에서 줄어들고 있는 자신의 입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고 이에 더 많은 플레잉타임 확보를 위해 트레이드도 감수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이 인사는 "트레이드 요청의 진위를 떠나 고참 선수들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베테랑 선수들의 가치를 인정해줘야 한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야구계 안팎에서는 이만수 감독이 SK 지휘봉을 잡은 뒤 고참 선수들의 출장 기회가 대폭 줄어 들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베테랑 선수들이 기량 저하보다 공정한 경쟁 기회조차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만수호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감독 입장에서는 젊은 선수들을 키우길 원한다. 하지만 원활한 세대 교체를 꾀하기 위해서는 베테랑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LA 다저스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무대를 호령할 수 있었던 것도 구대성과 같은 든든한 선배의 조언 덕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는 베테랑 선수들이 분위기를 이끌어야 팀이 강해질 수 있다. 베테랑 선수들의 풍부한 경험은 위기에 처한 팀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베테랑 선수들을 무조건 중용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적어도 한물간 '잊혀진 선수'처럼 취급될 존재는 아니라는 것이다. 김기태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는 베테랑 선수들의 가치 인정을 통해 11년 만의 4강 진출 쾌거를 이뤘다.
김기태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들이 그라운드에서 관록의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러다 보니 젊은 선수들까지 덩달아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다. LG가 강해진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했던가. 나이가 들었다고 모든 게 퇴보하는 건 아니다. 신체 능력이 전성기 만큼은 아니더라도 경험이라는 최고의 무기가 있다. 베테랑의 가치 인정은 강팀의 첫 번째 조건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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