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싫어서가 아니라 다른 나라 대표로도 뛸 생각이 전혀 없다."
삼성화재의 통합 우승을 이끈 특급 외국인 선수 레오(쿠바)가 2년 연속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MVP를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레오는 8일 오후 여의도 63컨벤션센터 2층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NH농협 2013-2014 V리그 시상식서 정규리그 남자부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레오는 기자단 투표 28표 가운데 26표를 받아 팀 동료 유광우(2표)를 크게 따돌렸다. 5백만 원의 상금도 거머쥐며 두 배의 기쁨을 더했다.
레오는 수상후 기자들과 인터뷰서 "개인적으로 두 번째 시즌에 레벨이 높은 외국인 선수들이 V리그에 입성했는데 내 기량을 펼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도 챔프전 우승이 가장 만족스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레오는 큰아들이 자신의 인생에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고백했다. 레오는 "큰아들인 안투안은 쿠바에 살고 있다. 내가 쿠바에서 나오기 전에 태어난지 6개월이 됐었고, 4년 만에 한국에 데리고 올 수 있었다"면서 "큰아들은 나에게 큰 모티브가 된다. 배구든 인생이든 내가 성공을 해야 아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 나에겐 굉장히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아들"이라고 남다른 부정을 보였다.
한편 귀화해 한국 대표로 뛸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레오는 "지금 상항에서 내가 한국 대표팀으로 뛴다면 쿠바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볼 것 같다"면서 "한국이 싫어서가 아니라 다른 나라 대표로도 뛸 생각이 전혀 없다. 한국 팬들이 그렇게 생각해 주시는 건 감사하다. 지금으로선 가능성이 없다. 아직까지는 쿠바 국적인데 이듬해 영주권이 나온다"라고 밝혔다.
3시즌 연속 정규리그 MVP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보였다. "가능성은 항상 있다"는 레오는 "우리 팀이 시즌 전에 기본적으로 갖는 목표는 챔피언이다. 우승해야 후보에도 오를 수 있다. 컨디션 조절을 잘하고 내 역할을 다하고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라고 욕심을 내비쳤다.
레오는 올 시즌 정규리그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에 이어 득점(1084점)과 공격종합(58.57%) 1위에 올랐고, 오픈(57.36%)과 시간차(74.16%)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삼성화재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의심의 여지 없는 정규리그 최고의 선수였다.
이로써 레오는 지난 시즌에 이어 2시즌 연속 정규리그와 챔프전서 모두 MVP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남자 프로배구 사상 최초로 2시즌 연속 MVP의 주인공이 됐다. 레오는 올 시즌 챔프전서도 눈부신 활약으로 삼성화재의 7연패 및 3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이끌며 MVP에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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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