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 어려서 나이 많은 내가 받았다."
GS 칼텍스에 아쉽게 우승컵을 내준 IBK 기업은행의 세터 이효희가 정규리그 MVP를 수상하며 한을 풀었다. 이효희는 8일 오후 여의도 63컨벤션센터 2층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NH농협 2013-2014 V리그 시상식서 정규리그 여자부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이효희는 기자단 투표 총 28표 가운데 15표를 받아 팀 동료 김희진(8표)을 따돌렸다. 이효희는 5백만 원의 상금도 손에 얻으며 준우승의 한을 풀었다.
이효희는 올 시즌 정규리그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며 IBK의 2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강력한 수상 후보로 꼽힌 현대건설의 양효진(3표)과 챔프전 MVP 베띠(GS), 동료 외국인 선수 카리나(IBK, 이상 1표) 등을 제치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이효희는 남녀부를 통틀어 세터로는 최초로 정규리그 MVP를 차지해 두 배의 기쁨을 더했다.

이효희는 수상 후 기자들과 인터뷰서 "챔프전 우승을 못해서 아쉬웠는데 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은퇴를 한 뒤 기회를 주신 구단 관계자들과 감독님께 고맙다. 까탈스러운 나를 믿고 따라와 준 동료들도 고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효희는 또 "우리 선수들이 어려서 못 받았고 대신 나이 많은 내가 받은 것 같다"고 겸손의 미덕을 보이면서 "상금 오백만 원은 동료 선수들과 쓰겠다"라고 밝혔다.
이효희는 이제 한국 나이로 35살이다. 하지만 열정 만큼은 젊은 선수들 못지 않았다. "지금 몸상태로는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미소를 지은 이효희는 "나이도 있고, 결혼과 2세를 생각하면 얼마나 더 배구를 할지는 모르겠다. 결혼은 아직 예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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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