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 모두 구멍난 TEX 필더, 해결책은 없을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4.09 06: 12

"그는 곧 좋아질 것이다. 조금 더 기다려 주겠다."
론 워싱턴 텍사스 감독은 8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전 패배(1-5) 이후 계속된 기자들의 질문에 이와 같이 답했다. 시즌 초반 텍사스는 내야수 프린스 필더(30) 때문에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텍사스는 디트로이트에 이안 킨슬러를 내주고 필더를 데려오는 대형 트레이드를 감행했다. 킨슬러가 떠난 2루수 자리를 주릭슨 프로파에게 넘겨주고, 필더의 공격력을 최대한 활용해 월드시리즈 패권을 노려 보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렇지만 프로파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어깨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필더는 공수 모두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즌 7경기를 치른 텍사스의 총 득점은 26점. 평균 4점이 채 못 된다. 이마저도 개막전(10-14 패배) 대량득점이 있었기에 그나마 올라간 수치다. 그걸 제외하면 텍사스는 경기당 3점도 못 내고 있다.
테이블세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추신수(.308)와 엘비스 앤드루스(.321)의 타율은 모두 3할이 넘는다. 계속해서 기회는 만들어주고 있다. 그렇지만 3번 타자 필더가 문제다. 필더의 타율은 1할4푼3리, 출루율도 고작 2할이다. OPS .379는 필더답지 않은 성적. 물론 시즌 초반이지만 출발이 좋지 않다.
8일(이하 한국시간) 경기에서도 필더의 침묵은 계속됐다. 타석에서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8회에는 추신수가 1루에 있는 상황에서 병살타로 흐름을 끊었다. 수비에서는 9회 엉성한 글러브질에 악송구로 대량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경기 후 필더는 "오늘 일은 내 잘못이다. 그렇지만 특별히 압박감을 느끼고 있지는 않다"라고 말했지만 분명 공수 모두에 문제가 있다.
필더는 수비가 좋은 선수가 아니다. 작년 디트로이트에서 뛸 때도 수비 UZR -5.2로 메이저리그 1루수 가운데 꼴찌였다. 아무리 수비부담이 적은 곳이 1루라지만 필더의 수비는 합격점을 주기 힘들다. 수비에서의 약점을 공격으로 메우는 선수가 필더지만, 꾸준히 OPS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2009년 1.014, 2010년 .871, 2011년 .981, 2012년 .940, 2013년 .819)은 우려스럽다. 필더가 작년 기록한 OPS .819는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도약한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필더는 2012년 디트로이트와 9년 총액 2억1400만달러짜리 대형계약을 맺었고, 올해 텍사스로 트레이드되며 자동으로 계약내용은 승계됐다. 앞으로 7년 동안 텍사스가 필더에게 줘야 할 돈은 1억6800만달러(3000만달러는 디트로이트 보전)다.
여기에서 텍사스의 고민은 시작된다. 아직 초반이고, 지난 8년 동안 연평균 35개의 홈런을 쏘아올린 선수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폼을 되찾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게다가 거액을 들여 영입한 선수라 초반 부진했다고 선발 라인업에서 빼기도 힘들다. 그렇지만 필더의 부진이 장기화되면 텍사스도 선택을 해야 할 순간이 올 것이다.
9일 경기에도 필더는 어김없이 1루수 3번 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필더가 살아나야 텍사스도 반등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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