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그레이드’ 김성현, SK 내야 핵심되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4.09 13: 00

“수비는 좋은데 공격이 문제”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주전 도약이 어려웠던 이유였다. 그러나 이제는 공격력까지 한층 나아진 모습이다. 그 결과는 주전 출장 비율의 증가다. SK 차세대 유격수로 평가받고 있는 김성현(27)이 공격에서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SK의 주전 유격수는 베테랑 박진만이었다. 개막전 선발 출장의 영예도 박진만의 몫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김성현이 꾸준히 주전으로 출장하고 있다. 박진만의 기량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김성현의 상승세가 꺾일 줄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SK 야수진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선수 중 하나다.
수비는 원래부터 좋은 선수였다. 검증이 됐다. 리그 최고의 수비수인 박진만이 “김성현이 나와 느낌이 비슷한 수비를 한다. 어깨도 좋고 화려한 면도 있다”라고 칭찬할 정도다. 그러나 문제는 공격이었다. 좋은 재질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망이 실력이 나아지는 속도는 더뎠다.

지난해까지 통산 224경기에 나간 김성현은 타율이 2할2푼4리에 불과했다. 가장 많은 경기를 뛴 지난해에도 2할1푼6리에 그쳤다. 수비가 중요한 유격수 포지션이기는 하지만 이 정도 타율로 선발 명단에 들기는 쉽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는 확 달라졌다. 8일 현재 김성현은 3할3푼3리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멀티히트 경기가 세 차례나 된다. 득점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벌써 6타점을 수확 중이다. 지난해 김성현의 전체 타점은 16타점이었다.
자신감이 원동력이다. 김성현은 최근 타격감 상승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적극적으로 스윙을 하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성현은 강한 힘을 가진 타자는 아니다. 때문에 맞히려는 스윙을 하다 보니 소극적인 타격 장면이 나오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좀 더 자신감 있게 배트를 휘두르고 있다. 안타가 많이 나오는 이유, 설사 안타가 되지 않더라도 예년에 비해 강한 타구가 많이 나오는 이유다. 좋은 타구가 나오다보면 자신감은 더 붙는다. 선순환의 고리다.
이만수 SK 감독도 김성현의 활약에 반색하고 있다. 이 감독은 “수비 범위는 원래부터 넓었다. 여기에 타격까지 좋아졌다”라고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최근 김성현을 계속 주전으로 중용하는 이유다. 8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9번 타순에서 2개의 안타를 치며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유격수 포지션에서는 아직 실책이 없기도 하다. 안정감 있는 수비, 그리고 2루수 나주환과의 연계 플레이도 수준급이다.
김성현은 SK 내야에서 전략적인 가치가 큰 선수다. 2루와 유격수, 그리고 3루수까지 내야 대부분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주전으로 나서지 않더라도 2루와 3루 백업 등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이처럼 점차 SK 내야에서 자신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김성현이 화려하게 비상할 수 있을까. 향후 SK의 전력 구상과도 연관된 문제다. 김성현의 올 시즌을 주목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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