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발 살린' 이대형, 영리한 타자가 됐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04.09 10: 40

KIA 타이거즈 외야수 이대형은 최근 팀의 복덩이 중 한 명이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대형은 최근 9경기에서 37타수 13안타 7득점 타율 3할5푼1리로 맹활약 중이다. 장타율은 4할3푼2리, 출루율 4할1푼5리로 팀이 원하는 리드오프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특히 리그에서 내로라 하는 빠른 발을 가진 이대형은 6일까지 도루 성공 없이 실패만 3개를 기록했지만, 기록에 남는 도루 대신 빠른 발을 이용해 상대 내야를 흔들며 실책을 유도, 출루하고 득점하는 '영리한' 방식을 이용했다. 무조건 출루에 매달려 많은 것을 놓치던 예전과는 달라진 그의 모습이다.

첫 도루도 인상깊은 장면이었다. 이대형은 지난 8일 목동 넥센전에서 팀이 5-4로 다시 리드를 가져온 4회초 무사 1,3루에서 3루주자로 루상에 서있었다. 1루주자는 김주찬. 역시 발빠른 김주찬이 2루 도루를 성공하는 사이 이대형은 여유있게 홈을 밟아 달아나는 점수를 올렸다. 올 시즌 첫 더블 스틸이었다.
지금까지 이대형의 가장 큰 문제는 출루가 안된다는 점이었다. 1루만 보고 무조건 달리다 보니 제대로 된 타격이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 거액을 받고 KIA로 온 이대형은 초심으로 다시 시작했다. 선동렬 KIA 감독은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이대형의 가장 달라진 모습으로 "밀어치기가 가능해졌다"는 것을 뽑았다.
출루에 대한 부담이 사라지자 그의 빠른 발은 더욱 위력을 높였다. 그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도루 1위 자리에서 내려온 적이 없는 '대도'. 그러나 올 시즌 초반은 단독 도루 확률이 높지 않자 대신 상대방에 대한 위압감을 무기로 실책을 유도하는 꾀를 발휘하고 있다. 그 또한 이대형만의 무기다.
이대형이 살아나면서 KIA 타선은 빠른 발 효과를 톡톡이 보고 있다. 한때 LG의 애증의 대상이었던 이대형은 고향팀 KIA로 건너가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났다. 골칫거리였던 선수가 환골탈태해 팀의 복덩이가 되는 것. 좋은 신인선수를 건지는 것만큼이나 기분좋지만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에 이대형의 활약이 특별하다.
autumnbb@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