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과연 김종규(24, LG)가 빠진 스몰라인업으로 모비스를 잡을 수 있을까.
창원 LG는 8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개최된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하 챔프전) 5차전에서 울산 모비스에게 65-66으로 덜미를 잡혔다. 이로써 2승 3패로 몰린 LG는 창원에서 6,7차전을 반드시 잡아야만 역전 우승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한마디로 벼랑 끝이다.
김진 감독은 5차전에서 과감하게 김종규를 선발에서 제외하고 기승호를 넣는 스몰라인업을 구사했다. 지난 4차전까지 김종규는 평균 3.3리바운드에 그치며 높이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공수에서 함지훈에게 밀리는 양상이었다. 이에 김종규가 가진 높이의 장점을 과감하게 버리고 스피드로 승부하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패착이 됐다. 상대를 지나치게 의식해 자신의 장점까지 버린 격이 됐다.

그 동안 출전시간이 적었던 기승호의 기용은 기회였다. 체력이 남아도는 기승호는 LG의 기동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카드였다. 기승호가 문태영을 잘 막아주면 문태종의 체력도 아낄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기승호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적극적으로 수비를 펼치던 기승호는 3쿼터 초반 일찌감치 4파울에 걸렸다. 공격에서도 3점슛 한 방이 전부였다. 기승호가 파울트러블에 걸리자 김영환이 나섰다.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벤치에 있던 김영환이 갑자기 잘하기는 힘들었다. 김영환은 노마크 점프슛이 에어볼이 되는 등 2점에 그쳤다.
기승호와 김영환은 수비에서 문태영을 꽁꽁 묶고 공격에서도 속공과 외곽슛으로 다득점을 해줘야 한다. 그래야 최소한 김종규를 뺀 효과가 나온다. 하지만 두 선수는 문태영에게 24점을 줬고, 도합 5점을 합작했다. 이래서는 스몰라인업을 시험한 의미가 전혀 없다.
LG의 기세가 한창 좋았을 때는 2쿼터와 4쿼터 김종규가 호쾌한 덩크슛을 터트렸을 때다. 데이본 제퍼슨에게 수비가 몰렸을 때 컷인하는 김종규는 노마크 덩크슛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또 김종규는 빠른 퍼스트스텝을 활용해 로드 벤슨을 제치고 덩크슛을 꽂았다. 김종규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 공격 패턴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이날 김종규는 9분 15초를 뛰고 4점을 넣었다. 리바운드는 하나도 건지지 못했다. 김종규가 빠졌다고 LG의 리바운드가 나아진 것도 없다. LG는 공격리바운드 9-14, 전체 리바운드 32-37로 여전히 뒤졌다. 결정적 패인이었다. 수비리바운드가 되지 않으니 당연히 속공이 나올리도 만무했다. LG의 속공은 3개로 2개의 모비스와 비슷했다. 60점대 승부가 된다는 것은 느린 공격을 선호하는 모비스의 의도대로 경기가 풀렸음을 의미한다.
경기 후 유재학 감독은 “김종규가 예상보다 적게 나와 준비했던 수비패턴을 많이 쓰지 못했다”고 밝혔다. 역으로 말해 그만큼 김종규가 모비스에게도 위협적인 존재라는 뜻이다. 김종규는 쓰기에 따라 충분히 위력적인 검이다. 김종규를 칼집에만 넣어두면 모비스를 잡을 수 없다. 6차전 LG의 승패는 김종규를 얼마나 잘 휘두르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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