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투’ 윤석민, 무엇이 문제였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4.09 08: 46

첫 걸음이 그렇게 순탄하지는 않았다. 예상치 못한 난조였다. 윤석민(28, 볼티모어)가 미 본토 첫 공식 등판에서 부진한 모습으로 우려를 남겼다.
윤석민은 미국 버지니아주 노퍽 하버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산하 트리플A 그윈넷과 홈경기에 선발등판했다. 마이너리그 첫 등판이었다. 그러나 성적은 좋지 않았다. 2⅓이닝 11피안타(1피홈런) 1볼넷 9실점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조기강판의 쓴맛도 봤다. 11개의 안타를 맞는 동안 탈삼진은 하나도 없었다.
선발 등판이 당초 예정됐던 것보다 이틀 밀린 상황에 불안한 출발이었다. 케빈 가우스먼의 메이저리그 대기 때문에 하루가 밀렸고 여기에 8일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며 또 하루가 밀렸다.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을 수 있는 여건이었는데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1회 홈런이 불길한 징조였다. 2사 후 테르도슬라비치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4번 타자 어네스토 메히아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맞고 첫 실점했다. 패스트볼 계통의 구종이 높게 들어갔는데 메히아가 이를 놓치지 않고 홈런포로 연결했다.
2회에는 선두 해밀턴에게 볼넷을 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후 두 타자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으며 위기를 넘기는 듯 했지만 콘스탄자에게 좌익수 옆 2루타를 맞고 1실점했다. 이후 커닝엄의 유격수 앞 내야안타 때는 2명의 주자에게 모두 홈을 허용했다. 유격수 카시야가 안타성 타구를 잘 잡아 1루로 송구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 사이 2루 주자 콘스탄자가 재빨리 홈을 파고 들었다. 1루수 월러스가 홈으로 공을 뿌렸으나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수비수의 판단이 아쉬웠다.
3회에는 연속안타를 허용하고 무너졌다. 테르도슬라비치에게 우전안타를 내준 윤석민은 메이하에게 다시 2루타를 맞았다. 가운데 담장까지 가는 큰 타구였다. 넘어가지 않은 것이 어쩌면 다행이었다. 이후 고셀린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았고 고셀린의 도루, 살세도의 우전 적시타, 해밀턴의 좌전 적시타, 그린의 좌익수 옆 적시 2루타 등이 정신 없이 이어졌다. 결국 윤석민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당초 5이닝 정도를 소화할 예정이었으나 조기강판된 셈이 됐다.
전력으로 투구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정확한 구속 정보가 제공되지는 않았으나 분명 몸이 덜 풀려 있는 모습이었다. 1·2회에는 변화구도 많이 던지지 않았다. 직구 위주의 시험 등판이었는데 마이너리그 타자들도 만만치 않았다. 여기에 제구까지 비교적 높게 형성되며 더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3회에는 연속 안타를 맞으며 위기관리능력에서도 썩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3회부터는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적절하게 섞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밋밋하게 떨어지는 공이 많았다. 변화구 역시 피안타가 있었다. 결국 아직 몸이 완벽하게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가진 등판이 여러 변수로 꼬이다보니 더 힘든 부분이 있었다. 윤석민으로서는 보완점을 많이 남긴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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