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아, 제국의 역습알지?”
LG 김기태 감독은 지난 2일 전날 선발 등판서 제구력 난조로 고전한 류제국을 향해 힘을 불어넣었다. 시범경기부터 좀처럼 투구 밸런스가 잡히지 않았던 류제국은 시즌 첫 선발 등판서 4⅓이닝 6실점(1자책)으로 무너졌다. 수비 에러로 인한 실점이 나왔지만, 사사구만 7개에 달했다. 한국무대 복귀 후 최악의 투구내용이었다.
하지만 김 감독의 류제국에 대한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김 감독은 8일 류제국의 올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을 앞두고 “오늘 류제국이 부진하다고 해도 선발진에서 제외시킬 생각은 없다. 한 두 경기로 판단하지 않을 것이다”며 “류현진도 지난 경기서 부진하지 않았나. 에이스투수는 어차피 시즌이 끝났을 때 10승을 하느냐 못하느냐를 놓고 성패를 알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감독의 믿음은 적중했다. 류제국은 8일 사직 롯데전서 6이닝 2실점(비자책) 1볼넷 9탈삼진을 기록, 일주일 만에 에이스로 돌아왔다. 포심 투심 커브 체인지업을 절묘하게 섞어 던져 탈삼진 개인 최다 타이를 올렸다. 지난 등판처럼 경기 초반부터 야수진의 에러가 나왔지만 이번에는 흔들리지 않았다. 투구 밸런스도 회복했고, 구속도 147km까지 올라왔다.
류제국은 지난해 LG의 ‘승리의 아이콘’이었다. 시즌 중반 혜성처럼 팀에 합류해 12승 2패 승률 85.7%를 기록했다. 토종 선발진에 붙었던 물음표는 류제국으로 인해 느낌표가 됐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인 10월 5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에이스답게 가장 중요한 경기서 진가를 발휘, LG는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하며 극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그만큼 올 시즌에 대한 기대도 크다. 구단 내부적으로도 류제국을 15승을 올릴 수 있는 우완 에이스투수로 판단하고 있다. 포수 윤요섭은 류제국에 대해 “경기를 할 줄 아는 투수다. 다양한 변화구를 갖고 있고 배짱도 두둑하다. 어떻게 타자를 잡아야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태 감독 또한 “우리 팀의 에이스이자 1선발은 류제국이다”고 2014시즌 류제국이 선발진을 이끌 것이라 바라봤다.
시작은 주춤했으나 류제국의 올 시즌은 이제부터다. 올해는 4일 휴식·주 2회 선발 등판도 가능하다. 8일 98개의 공을 던진 류제국은 오는 13일 잠실 NC전에 나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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