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진이한이 남성미를 부각하지 않는 캐릭터가 아닌데도 자꾸만 흘러나오는 섹시미로 안방 여심을 ‘탈탈’ 털고 있다.
진이한은 현재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에서 대승상 백안(김영호 분)의 책사 탈탈 역을 맡고 있다. 탈탈은 숙부 백안을 대승상으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 허나 권력에 빠져 원나라를 거대한 제국으로 만들고자하는 백안의 가치관과 충돌하며 기승냥(하지원 분)을 남몰래 돕고 있다.
언제나 명확한 판단력과 중심을 잃지 않고 신념을 지키는 행동으로 승냥과 대척점에 서는 원나라 인물임에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중이다. 캐릭터가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이를 연기하는 진이한의 연기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이유다.

지난 8일 방송된 45회는 왕유(주진모 분)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된 탈탈이 승냥의 애절한 부탁으로 백안을 배신하면서까지 왕유를 살려주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그동안 탈탈은 알게 모르게 승냥을 도왔다.
특히 바얀 후투그(임주은 분)의 계략에 휘말려 위기에 빠진 승냥을 위해 민심을 선동하는 등의 일을 남몰래 벌였다. 탈탈 덕에 승냥이 숨통을 트이게 됐다. 아직 승냥이 낭떠러지에 놓인 상황이긴 해도 뛰어난 지략을 겸비하고 있는 탈탈이 큰 힘이 될 것임은 자명한 상태다. 탈탈이 승냥의 편에 서면서 더욱 호감도가 높아지는 상황.
그동안 탈탈은 승냥과 긴장감을 형성하는 사이일 때도 정치판을 꿰뚫어보는 선구안과 정도를 지키는 행보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여기에 승냥의 아군이 되면서 그에게 시선이 더욱 쏠릴 수밖에 없게 된 것.
진이한은 이 드라마를 통해 진중한 눈빛과 중저음의 섹시한 목소리로 사로잡고 있다. 특유의 시선을 내리꽂는 표정과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혹적인 대사 소화력이 진이한의 장기. 철두철미한 모습으로 카리스마를 뽐내다가도, 미묘하게 변화되는 섬세한 표정 연기로 캐릭터의 맛을 살리는 중이다. 덕분에 진이한은 ‘기황후’에서 ‘뇌까지 섹시한 남자’라는 별명을 얻은 상태다.
‘기황후’는 주연과 조연배우를 가리지 않고, 배역의 비중과 관계 없이 인물들을 세세하게 조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긴 호흡의 사극인데,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끌고 가는 작가들의 필력이 드라마의 큰 인기를 책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작가들이 촘촘히 깔아놓은 밥상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연기력을 갖춘 진이한의 재발견이 ‘기황후’의 수확 중에 하나다.
jmpyo@osen.co.kr
'기황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