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감독, '5할타자' 이재원 못 쓰는 이유?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4.09 17: 36

이만수 SK 감독은 이재원(26, SK)에 대해 "요즘 (타격 페이스는) 팀 내에서 제일 좋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쉽게 선발 라인업에 넣지는 못하고 있다. 이재원의 타격감은 아쉽지만 두산의 기동력을 감안한 선택이다.
SK는 9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선발 명단을 발표했다. 8일 라인업과 큰 차이가 없다. 이 감독으로서 아쉬운 대목은 바로 이재원을 선발 명단에서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재원은 올 시즌 7경기에서 타율 5할(18타수 9안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타율도 높고 장타율도 7할2푼2리에 이른다.
그러나 두산과의 주중 3연전에서는 연이틀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포지션 때문이다. 포수와 1루수 수비 연습도 열심히 하고 있는 이재원이지만 아직까지는 주전 선수들의 기량과 경험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때문에 활용하려면 지명타자로 써야 하는데 외국인 선수 루크 스캇의 자리와 겹친다. 스캇이 좌익수로 나가면 교통정리가 될 수 있지만 두산의 장점을 생각하면 그러기 힘들다는 것이 이 감독의 생각이다.

이 감독은 9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서도 이와 같은 고민을 살짝 드러냈다. 이 감독은 "데이터상으로도 이재원이 (이날 선발인) 니퍼트의 공을 잘 치더라. 하지만 두산이 워낙 빠르다. 어제 (8회) 민병헌도 그 안타에 3루까지 오더라"라면서 수비적인 부분을 지적했다. 아무래도 스캇은 발이 느려 전체적인 수비폭이 좁다. 두산의 기동력을 고려하면 부담스러운 선택이다. 때문에 이 감독은 이날도 박재상을 좌익수로, 스캇을 지명타자로 기용하는 라인업을 짰다.
그러나 이재원의 활용도는 여전히 유효하다. 경기 막판 대타로 쓸 수 있다. 이재원은 올 시즌 대타 타율이 10할에 이른다. 대타로 나갔다 하면 안타였다. 8일 경기에서도 1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9회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이 감독은 "나도 현역 때 느꼈지만 대타로 나가 안타를 치는 것은 존경할 만한 일이다. 앉아 있다가 나가서 안타를 치기는 쉽지 않다. 사실상 확률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이재원을 칭찬했다. 더불어 이재원의 공격력을 희생하는 대신 투입시킨 박재상에 대해 "자신도 FA인데 얼마나 속이 타겠느냐. 부담을 덜고 잘해줬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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