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21, 제주 유나이티드)이 친정팀 전북 현대에 비수를 꽂았다. 제주는 김현의 1골 1도움 활약 속에 2연승을 달렸다.
박경훈 감독이 지휘하는 제주는 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7라운드 전북과 홈경기서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최근 2연승을 달린 제주는 4승 1무 2패(승점 13)가 돼 전북(3승 2무 2패, 승점 11)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전북은 5위로 떨어졌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김현이었다. 2012년 전북에서 프로 선수로 데뷔한 김현은 이날 선발로 출전해 후반 8분 윤빛가람의 선제골을 도왔고, 후반 27분에는 자신이 직접 골을 넣어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6일 서울전을 시작으로 3일 만에 경기를 갖게 된 전북은 공격진을 다르게 구성해 선발로 내세웠다. 이틀 휴식 후 경기라는 혹독한 일정을 앞으로 2경기나 더 해야 하는 만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전북은 이상협을 전방에 기용하고 그 뒤를 이재성이 받치게 했고, 좌우 측면에는 김신과 김인성이 배체됐다. 중원 미드필더진과 수비라인은 평소와 큰 차이는 없었다. 이에 제주는 김현과 배일환을 좌우 측면에 위치시키고, 전방 공격수는 놓지 않고 2선에서 드로겟과 송진형이 공격에 가담하는 형식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전반 초반 주도권을 잡은 쪽은 전북이었다. 전북은 점유율에서 제주에 다소 밀렸지만, 효과적인 공격 전개를 펼치며 실질적인 기회를 더욱 많이 만들었다. 제주는 먼저 슈팅을 시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공격을 하려 했지만, 전북의 수비진을 뚫고 골문을 위협할 만한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전북의 공격은 측면 공격에서 비롯됐다. 매우 빠른 발을 지닌 김인성이 오른쪽 측면에서 제주 수비진을 휘저었다. 그러나 문전에서 좋은 기회를 만들지 못해 득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제주는 드로겟과 송진형의 활발한 2선 침투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려 했지만, 부정확한 패스로 문전에서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공격 기회를 계속 창출했다고 해서 선제골도 전북의 몫이 되라는 법은 없었다. 전반전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던 제주는 후반 들어 선제골을 넣으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후반 8분 왼쪽 측면에서 김현이 올린 크로스를 아크 오른쪽에 있던 윤빛가람이 오른발 슈팅으로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전북은 윤빛가람에게 골을 내준 이후 선수 교체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후반 12분 김인성과 최보경을 빼고 이동국과 레오나르도를 투입한 전북은 후반 26분 김신 대신 한교원을 투입해 공격진에 많은 변화를 주었다. 효과를 보는 듯 했다. 전북은 주축 선수들이 투입되자 점유율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고, 공격도 날카로워졌다. 후반 24분에는 이상협이 내준 패스를 이동국이 슈팅으로 연결해 크로스바를 살짝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선제골을 넣어 분위기를 타기 시작한 제주를 막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 중심에는 김현이 있었다. 김현은 후반 27빈 배일환이 오른쪽 측면에서 길게 올려준 크로스를 먼 포스트쪽에서 헤딩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기록했다. 전북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는 중요한 득점이었다.
김현의 득점포로 제주는 여유가 생겼다. 후반 30분에는 김현 대신 진대성, 후반 35분에는 배일환 대신 강준우를 투입하며 숨을 돌리기도 했다. 이에 전북은 강공으로 나서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 40분에는 이동국이 수비라인을 무너뜨리는 침투를 선보인 후 문전에서 슈팅을 했지만, 크로스바를 맞고 밖으로 흘러나갔다.
전북의 추격 속에 제주는 후반 41분 송진형을 빼고 에스티벤을 넣었다. 남은 시간이 얼마남지 않은 만큼 수비적인 성향이 강한 에스티벤을 투입해 추격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의도였다. 경기는 제주의 계획대로 진행됐고, 결국 전북은 추가골을 넣지 못해 0-2로 경기를 마감해야 했다.
■ 9일 전적
▲ 제주월드컵경기장
제주 유나이티드 2 (0-0 2-0) 0 전북 현대
△ 득점 = 후8 윤빛가람 후27 김현(이상 제주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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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유나이티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