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주 감독의 당부 “전남, 스테보 만의 팀 아냐”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4.10 06: 57

“우리 팀은 스테보 만의 팀이 아니다. 수원을 상대로 멋진 경기를 하자!”
하석주 전남 감독이 9일 수원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당부한 말이다. 하지만 화력이 떨어진 전남은 스테보의 공백을 여실히 느껴야만 했다.
전남은 9일 오후 7시 30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홈팀 수원을 맞아 치른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7라운드에서 후반 25분 염기훈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0-1로 무너졌다. 3위서 4위로 떨어진 전남(3승 2무 2패, 승점 11점)은 시즌 첫 원정패를 당하며 상승세가 한풀 꺾이게 됐다.

수원 전을 앞둔 하석주 감독은 고민이 깊었다. 전남은 무려 6명의 주전들이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전남은 이승희, 현영민(이상 경고누적), 안용우, 김영욱, 레안드리뉴(이상 부상), 스테보까지 총 6명이 경고누적과 부상 등 이런 저런 이유로 뛸 수 없었다. 시즌 2골, 1도움의 스테보는 친정팀 수원과의 원정경기서 나서지 않기로 계약이 맺어져 있었다.
전남은 홍진기, 박선용, 코니, 전현철 무려 4명이 시즌 첫 선발출전을 했다. 하석주 감독은 “사실상 작년 베스트멤버로 나온다. 앞으로 홈 2연전을 펼쳐 오늘 경기가 중요하다. 미친 선수가 나와 줘야 하는데...”라며 젊은 선수들에게 기대를 걸었다. 이어 “스테보가 원래 사람을 제치는 스타일이 아닌데 우리 팀에 와서 개인기가 늘었다”며 농을 쳤다. 그만큼 스테보가 전남의 공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의미였다.
전남은 전반전 점유율 37%를 기록하며 일방적으로 밀렸다. 정대세를 중심으로 한 수원의 공세를 막아내기 벅찼다. 크리즈만이 일찌감치 부상을 당하면서 후반조커였던 이종호를 전반 17분에 투입하는 등 큰 그림도 어그러졌다. 하석주 감독은 “후반전에 수원의 체력이 떨어지면 쓰려던 카드였다”면서 이종호의 조기투입을 아쉬워했다. 최전방에서 존재감을 발휘해줄 선수가 없어 전남은 힘을 쓰지 못했다. 스테보의 공백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이제 전남은 오는 13일 부산, 19일 전북과 홈 2연전을 펼친다. 두 팀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다. 전남의 호성적이 ‘초반돌풍’에 그치지 않으려면 꾸준히 승점을 얻어야 한다. 스테보를 보좌할 2선 공격진들의 분발이 필수적이다. 하석주 감독은 “올해 좋은 성적은 꼭 스테보 효과라고 볼 수는 없다. 젊은 선수들이 잘 버텨줘서 고맙다. 작년보다 쉽게 무너지지 않고 강팀을 물고 늘어져야 한다. 첫 12경기서 상위권을 유지해야 혹서기에 승부를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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