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을 일으켜 세운 서정원 감독의 한마디는?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4.10 07: 01

“감독님의 한마디가 안이했던 선수들을 일깨워줬다.”
수원은 9일 오후 7시 30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7라운드에서 후반 26분 터진 염기훈의 결승 페널티킥으로 전남을 1-0으로 눌렀다. 이로써 수원은 승점 11점이 되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수원은 올 시즌 홈경기 2승 1무로 ‘안방불패’도 지켰다.
결승골을 넣은 주장 염기훈(31)은 경기 후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과연 서정원 감독은 어떤 말로 선수단의 변화를 이끌어냈을까. 염기훈은 “성남전(0-2패배)이 끝나고 감독님이 처음으로 ‘이것밖에 안 되냐?’는 말씀을 하셨다. 나도 충격을 받았다. 선수들도 많은 생각을 했다. 감독님이 ‘다시 해보자’고 하신 말씀이 큰 힘이 됐다. 성남전 안이했던 생각을 깨우쳐 준 계기가 됐다“고 고백했다.

수원은 지난 26일 성남FC에게 0-2로 패했다. 시민구단으로 다시 태어난 성남 첫 승의 제물이 됐다. 수원은 13개의 슛을 날렸고, 점유율도 55%로 앞섰지만 단 한 골도 뽑지 못했다.
성남전 패배를 계기로 수원은 각성했다. 이후 3경기에서 수원은 2승 1무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3경기서 4점을 뽑아내며 답답했던 공격도 조금씩 풀리고 있다. 정대세와 염기훈은 최근 3경기에서 3골, 1도움을 합작하고 있다. 전남전 페널티킥 역시 정대세와 염기훈의 합작품이었다.
전남전 승리 후 서정원 감독은 “정대세가 오늘 경기는 썩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문전 앞에서 결정력이 상당히 있는 선수다. 정대세와 로저가 몸이 많이 올라왔다. 둘의 경쟁체재도 좋다. 염기훈의 헌신도 팀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초반에는 공격수들이 득점도 못하고 컨디션이 안 좋았다. 경기를 해나가면서 차츰 공격수들이 골을 넣으며 경기도 순조롭게 풀려나가고 있다”고 만족했다.
서정원 감독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축구는 무엇일까. 서 감독은 염기훈·배기종 좌우날개를 활용한 측면공격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축구는 측면이 많이 살아야 경기가 박진감 있게 된다. 팬들도 스피디한 경기 볼 수 있다. 중간보다 측면에서 수비 조직을 흔들고 무너뜨려야 효과적이다. 패스위주 경기를 하면서 측면도 활용하면 더 좋은 경기를 할 것이다. 배기종도 양쪽 측면 활용을 위해 데려왔다. 양쪽 측면에서 돌파에 이은 크로스가 올라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염기훈도 이런 서정원 감독의 의중을 잘 읽고 있었다. 그는 “감독님께서 우리에게 패스를 많이 하라고 말씀 하신다. 패스플레이를 하려면 볼 간수가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확실하지 않지만, 감독님이 원하시는 패스플레이를 더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아직 수원의 축구는 미완성이다. 하지만 시즌이 거듭될수록 수원이 강팀의 면모를 되찾아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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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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