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만큼이나 재미있는 입담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있다. 바로 ‘라디오스타’가 배출한 탤개맨, 김응수와 윤기원이다. 과거 ‘라스’에 출연해 남다른 존재감을 뽐낸 이들은 한 데 모인 자리에서 절묘한 호흡을 자랑하며 웃음폭탄을 투하했다.
김응수와 윤기원은 9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 ‘입에 모터 달린 사람들-분량과의 전쟁’ 특집에 송은이, 김영철과 함께 출연했다. 이날 고향에 온 것 같다며 환하게 웃으며 등장한 김응수. 이와 달리 윤기원은 “‘라스’ 덕분에 1년 넘게 작품이 들어오지 않는다”며 자신은 개그맨이 아닌 SBS 공채탤런트 출신임을 강조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윤기원은 배우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개그우먼 아내 황은정이 엄연히 연극과 출신의 배우라고 주장했지만, “(황은정의) 데뷔는 ‘웃찾사’ 아니예요?”라는 송은이와 MC들의 지적에 허를 찔린 듯 진땀을 흘렸다. 여기에 신동엽, 표인봉 등 연극과 출신의 개그맨이 많다는 점도 윤기원의 주장에 설득력을 떨어뜨리며 그를 당혹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기원은 고집스럽게 ‘배우’ 이미지를 형성하려고 했지만, MC들의 집중추궁이 시작되자 한 없이 약해지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결국 윤기원은 스스로 “하도 안 풀리니까 그렇게 생각하게 돼요”라며 백기를 들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윤기원은 이를 시작으로 촐랑거리는 본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9살 연하 아내 황은정의 과도한 예능감을 지적, ‘세바퀴’에서 편집된 데 분노를 표출했다. 그러면서 “저는 재미와 오버의 차이를 알고 있다”고 깨알 자랑했다. 급기야 어우동 한복이나 가터벨트, 메이드복 등을 입고 콩트까지 한다고 고백한 이들 부부. 아무리 애써 끼를 숨기려고 해도, 윤기원의 남다른 끼는 감춰지지 않았다.
이는 김응수 역시 마찬가지. 김응수는 시종일관 매우 진지하게 방송에 임했지만, “대한민국 시청자도 가슴 노출 정도는 볼 권리가 있다”라며 자신이 구상한 김구라의 ‘벗어 벗어 벗어’를 야심차게 소개하는 대목은 모두를 폭소케 했다.
이어 김응수는 진지한 표정으로 딸 은서를 웃게 만들기 위한 펼쳤던 개인기를 방출하는가 하면, 이나영을 향한 사심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나영이 원빈의 연인임을 뒤늦게 알게 된 김응수는 “이나영을 향한 내 사랑도 원빈에 뒤지지 않는다”고 소리쳐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김응수는 이나영과의 멜로연기로 상상의 나래를 펼쳤고, 감독에 빙의돼 윤기원을 악역으로 캐스팅하겠다고 호탕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김응수는 “오늘 윤기원 이야기를 들어보니 동정심이 간다. 일이 없는데 얼마나 괴롭겠냐”고 정곡을 찔러 윤기원과 아웅다웅했다.
특별히 웃음을 유발하려는 의도는 없었지만, 어설프고 능청스러운 모습으로 입만 열연 모두를 웃게 만드는 김응수와 윤기원. 이들의 만남은 시너지효과를 내며 웃음 크기를 배가시켰다.
minhee@osen.co.kr
'라디오스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