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송일수 감독은 시즌 첫 11경기에서 최소 7승 4패를 목표로 했다. 시범경기를 1위로 마쳤으니 불가능도 아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선발진이 어려움을 겪으며 지금까지 치른 10경기에서 4승 6패로 5할 승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위닝 시리즈도 아직 없다. 10일 잠실 SK전에서 승리해 위닝 시리즈를 만든다 해도 5승 6패로 목표에는 미치지 못한다.
송 감독은 SK와의 3연전을 앞두고 선발투수들을 하루씩 당겨쓰기로 결정했다. 5선발 이재우를 불펜에 대기시킨 두산은 이재우의 순번이던 9일 경기에 더스틴 니퍼트를 선발 투입했고, 10일 선발로는 2선발 노경은이 나설 예정이다.

이로써 니퍼트와 노경은은 4일 휴식 후 등판하게 됐다. 화요일에 선발로 나선 투수가 일요일에 다시 나오듯 4일 휴식 후에 등판하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다. 특히 4일 휴식기를 앞두고 있는 두산의 경우 충분히 이러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휴식기 뒤 니퍼트와 노경은이 다시 첫 경기부터 나란히 등판할 경우 5일 휴식을 하고 나올 수 있게 해준다. 유희관과 볼스테드의 휴식일은 길어지지만, 4일 휴식기로 인한 일부 선발투수의 등판 간격 변화는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첫 경기 결과가 좋지 못했다.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지킨 볼스테드가 8일 잠실 SK전에서 7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의 발판을 놓은 반면, 다음날 나온 니퍼트는 6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루크 스캇에게만 홈런 2개를 허용한 니퍼트는 2경기 연속 5실점했고, 3경기 연속 QS 실패를 맛봤다.
여러 전후 상황을 고려해 에이스를 하루 이른 타이밍에 냈지만, 두산의 의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채병용과의 선발 매치업은 상대적으로 두산에 유리한 것으로 보였지만, 오히려 니퍼트가 채병용에 밀리며 두산은 목표와 1승 더 멀어졌다.
두산의 선택이 완전히 실패로 돌아갈지, 아니면 절반의 성공으로 끝을 맺을지는 이제 노경은의 손에 달렸다. 노경은도 니퍼트와 마찬가지로 올해 초반 부진하나, 첫 등판(3월 30일 잠실 LG전 4이닝 6실점)보다 다음 경기 성적(6이닝 4실점)이 좋았다는 점에서 희망이 있다.
두산이 선발투수를 하루 당겨쓴 것이 단순히 휴식기 이전 1승이라도 더 올리겠다는 조급증에서 나온 생각은 아니다. 이후 1~2선발의 등판 간격까지 계산한 결정이다. 그러나 결과가 좋아야 성공적인 판단이 된다. 노경은이 송 감독의 결정을 절반의 성공으로 만들어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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