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평균 3시간20분 돌파, 역대 최장시간 시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4.10 06: 19

프로야구 평균 경기시간이 3시간20분을 훌쩍 돌파했다. 역대 최장 경기시간 시즌이 될지도 모를 듯하다.
지난 9일 전국 4개 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는 대부분 밤 10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한화-NC전이 열린 마산 경기가 3시간2분으로 가장 빨리 종료됐고, LG-롯데전이 치러진 사직 경기가 3시간30분으로 밤 10시 정각에 마무리됐다. SK-두산전이 열린 잠실 경기는 3시간44분, KIA-넥센전이 치러진 목동 경기는 무려 4시간7분이 소요됐다.
지난 8일까지 프로야구는 총 39경기를 소화했는데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23분이다. 연장전을 제외한 9회 정규이닝으로 해도 평균 3시간20분이 걸렸다. 연장 포함 역대 한 시즌 최장 평균 경기시간은 극심한 타고투저 시즌이었던 2009년 3시간22분. 지난해 3시간20분에 이어 현재 페이스라면 올해는 2009년 기록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이처럼 경기시간이 늘어난 데에는 타고투저의 영향이 크게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리그 평균자책점은 4.32에서 4.65로 상승했고, 리그 평균 타율도 2할6푼8리에서 2할7푼2리로 올랐다. 경기당 평균 득점도 4.6점에서 5.3점으로 치솟았다.
결정적으로 볼넷이 많아졌다. 양 팀 통틀어 경기당 볼넷이 지난해 7.6개에서 8.5개로 증가하면서 경기 시간이 늘어지는 영향이 없지 않다. 여기에 양 팀 합쳐 경기당 6.4회의 투수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투수력이 약해짐에 따라 경기시간이 엿가락처럼 늘어지고 있다.
올해 9개팀 중에서 가장 경기 시간이 긴 팀은 LG로 평균 3시간35분이다. 불펜 자원이 비교적 풍부한 LG는 경기당 평균 4차례의 투수교체를 단행했다. LG에 이어 넥센(3시간28분)-두산(3시간23분)-롯데(3시간23분)-KIA(3시간19분)-SK(3시간16분)-삼성(3시간15분)-한화(3시간15분)-NC(3시간7분) 순으로 경기시간이 길다.
보통 야구 경기시간으로는 평균 3시간 안으로 끝나야 가장 이상적이라고 한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평균 경기시간은 2시간58분.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도 스피드업 규정을 강화하며 이닝 중 투수 교체 시간을 2분45초로 제한하고, 불필요한 행동을 규제했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늘어나는 경기시간은 관중동원에 있어서도 좋을 게 없다. 현장에서는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좁아지고 있는 심판의 스트라이크존 확대를 통해 타고투저 흐름을 막고 스피드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쪽에서는 선수들도 투수와 타자 가릴 것 없이 시간을 끄는 행동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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