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프링, 포수도 못 잡는 '춤추는 너클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4.10 06: 15

롯데 외국인 투수 크리스 옥스프링(37)이 시즌 첫 너클볼을 선보였다.
옥스프링은 지난 9일 사직 LG전에 선발로 나와 7이닝 5피안타(1피홈런) 4볼넷 4탈삼진 4실점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가 보여준 너클볼은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6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LG 조쉬 벨을 상대로 던진 4구째 125km 공이 바로 너클볼이었다.
롯데 포수 강민호는 옥스프링의 릴리스 포인트에 맞춰 미트를 몸쪽으로 갖다댔으나 공은 갑자기 오른쪽 휘어져 땅으로 뚝 떨어졌다. 강민호는 공을 놓치고 말았다. 포수의 포구 능력을 탓하기에는 옥스프링의 너클볼 움직임 자체가 너무나도 현란했다.

너클볼은 회전을 최대한으로 없애는 구종이다. 공기의 저항과 자연 바람에 흔들리며 움직이기 때문에 어디로 향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때문에 메이저리그에서는 너클볼 전담 포수가 따로 두고는 한다. 팀 웨이크필드와 호흡을 맞춘 덕 미라벨리가 대표적인데 그는 일반 미트에 가죽을 덧대 크기가 더 큰 너클볼 전용 미트를 사용했다.
옥스프링은 너클볼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그는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 시절이었던 2006년 재미 삼아 던져본 너클볼이 생각보다 잘 되자 본격적으로 연습했다. 2008년 LG에서 활약할 때부터 너클볼로 삼진을 잡기도 했다. 어느 누군가에게 배우기보다는 독학으로 자신만의 그립과 손목 사용법을 채득했다.
옥스프링은 스스로 '너클볼 마스터'라고 말한다. 그는 "팀 웨이크필드나 R.A 디키의 너클볼보다 구속이 빠르다. 검지와 중지 사이의 간격을 짧게 찍어 잡고 손목을 채서 던지기 때문에 보통 너클볼보다 스핀도 더욱 많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웨이크필드나 디키가 한 쪽 실밥으로 잡고 팔 스윙만으로 던진다면 옥스프링은 양 쪽 실밥을 다 걸쳐 손목 스냅을 더하며 스피드를 높였다.
이처럼 옥스프링이 너클볼을 연마한 데에는 구종의 다양화를 위함이다. 그는 "체인지업의 위력이 예전보다 떨어져있는 상태다. 또 다른 구종이 필요했고, 너클볼을 더 이상 아껴둘 필요가 없었다. 더 좋은 피칭과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너클볼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며 너클볼의 비율을 늘리고 싶은 마음을 보였다.
그러나 관건은 포수와 호흡이다. 이날 강민호는 주자없는 상황에서 너클볼 사인을 냈다. 주자가 있을 때 너클볼 사인을 내기에는 부담이 따른다. 자칫 폭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옥스프링은 "지난해부터 포수들과 이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고 했지만 연습과 실전은 또 다르다. 옥스프링의 너클볼 피칭을 더 많이 보기 위해서는 포수와 호흡이 우선 과제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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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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