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재 과시’ 스캇, 5월에는 더 무서워진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4.10 06: 38

올해로 만 36세. 당연히 힘이 떨어졌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모든 기록도 그 증거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한 방이 있는 타자임을 증명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SK의 새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36)이 홈런 공동 선두로 치고 올라갔다. 5월 이후에는 더 무서운 타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스캇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홈런 2방을 몰아치는 맹활약으로 5-4 승리의 기틀을 놨다. 상대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의 만만치 않은 공을 모두 밀어 쳐 홈런을 만들어냈다. 시즌 초반 높은 출루율에 비해 타율이 다소 떨어졌던 스캇으로서는 본격적인 시동을 알릴만한 신호탄이었다. 
단순히 타격감 이외에도 의미가 있는 홈런이었다. 스캇은 이날까지 4개의 홈런을 쳤는데 그 중 3개를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에서 만들어냈다. 심지어 이날은 밀어서 두 개의 홈런을 만들었다. 전형적인 스캇의 파워 스윙은 아니었지만 밀어서도 타구를 멀리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스캇은 메이저리그(MLB) 경력 막판 내야 뜬공의 비율이 높아졌다는 뚜렷한 통계가 잡혔다. 그만큼 전성기에 비해서는 힘이 떨어졌다는 증거로 해석해도 큰 무리는 없었다. 대신 스트라이크 바깥으로 흘러 나가는 공에 대한 참을성이 좋아졌다. 전형적인 파워히터라기보다는 좀 더 신중한 타자로 변모하고 있었다. 한국무대 초반도 그런 모습이었다. 장타력보다는 오히려 선구안이 더 주목을 받았을 정도였다.
그러나 막상 돌리면 파괴력이 엄청나다. 한국무대에서 터뜨린 홈런의 비거리의 평균은 무려 120m에 달한다. 3개가 125m짜리 대형 홈런이었다. MLB보다는 수준이 떨어지는 한국에서는 여전히 장거리 타자로 군림할 수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보여주는 수치다. 보통 일발장타력이 있는 선수들은 선구안이 다소 떨어지기 마련인데 스캇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적응이 끝나면 더 무서워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스캇은 “스트라이크 존 바깥의 공을 잘 칠 자신은 없다”라고 웃는다. 그래서 지금도 스트라이크존과 씨름하고 있다. 주심과 자신의 스트라이크존을 맞춰보는 작업도 빼놓지 않는다. 간혹 스캇이 타석에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것도 이 불일치에서 나오는 행동이다. 하지만 스트라이크존에 완벽히 적응을 한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배트가 나올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힘있는 장타가 더 나올 수 있다.
시프트에 대한 대처도 이뤄지고 있다. 현재 상대팀들은 스캇의 잡아당기는 성향을 이용해 수비 포지션의 중심을 2루 쪽에 두고 있다. 2루수는 아예 외야로 나가기도 한다. 스캇도 이런 시프트에 적잖이 고전했다. 그러나 이를 역이용해 밀어치는 스윙으로 생존방법을 찾고 있다. 실제 스캇의 안타 방향은 좌우측 모두 4개씩이다. 확실한 타격 기술이 있는 만큼 점점 더 영리하게 진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아직 스캇의 진면모는 드러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토종 3연패에 도전하는 박병호와의 경쟁도 볼만해졌다. 박병호는 지난 8일 KIA전에서 두 번째 홈런포를 날렸다. 온라인 야구게임 '프로야구 2K14'은 2014 프로야구 시뮬레이션을 통해 홈런왕 후보로 박병호를 꼽았다. 그러나 초반 뜨거운 방망이를 과시하는 외국인타자들의 출현으로 향방을 점치기 어렵게 됐다. 스캇이 그 중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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