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길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인천은 지난 9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클래식 7라운드 홈경기서 부산과 0-0으로 비겼다.
인천은 이날 무승부로 개막 후 7경기 연속 무승(4무 3패)의 늪에 빠졌다. 승점 4에 머무르며 탈꼴찌에 실패했다. 빈공에 발목이 잡혔다. 6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최근 4경기를 1실점으로 틀어막았지만 골망을 출렁인 건 단 한 번뿐이었다. 지난달 26일 경남에 0-1로 패한 뒤 전남, 성남, 부산전까지 3경기 연속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김봉길 감독은 5경기 동안 침묵했던 득점포를 재가동하기 위해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슈팅이 좋은 공격적인 선수들을 선발 출격시켰다. 최전방의 설기현을 필두로 좌우 측면에 문상윤과 이효균, 공격형 미드필더에 이보를 배치했다. 경기 전 "공격이 문제다. 내가 급해지면 선수들도 급해질까봐 태연한 척 하는데 속은 안 그렇다.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 승리만 할 수 있다면 뭐든지 하고 싶다"는 김 감독의 의지가 엿보인 대목이었다.
'봉길매직'의 전략은 어느정도 효과를 봤다. 이보는 단 2번의 슈팅으로 부산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후반 12분 골문 구석으로 향하는 회심의 헤딩 슈팅과 후반 39분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부산의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이범영의 선방쇼에 모두 막히며 고개를 떨궈야 했다.
다른 공격수들의 지원이 아쉬웠다. 설기현, 이효균, 문상윤 등이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슈팅은 번번이 골문을 외면했다. 인천은 이날 16개의 슈팅을 퍼부었지만 유효슈팅은 이보가 기록한 2개에 불과했다.
설상가상 유이한 무승 팀이었던 상주 상무가 이날 안방에서 FC 서울을 2-1로 잡아내며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했다. 인천은 K리그 클래식 12개 팀 중 유일한 무승 팀이라는 부담감도 떠안게 됐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했다. 김 감독은 "경험상 급하게 서두르면 더 안되더라. 지금 어려운 건 사실인데 몇 년간 어려운 시절을 겪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반드시 이 고비를 넘길 것이라 믿고 있다"며 희망을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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