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재영이 주연을 맡은 영화가 연이어 개봉한다. 그는 한국영화의 약세가 두드러지는 극장가 비수기의 구원투수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정재영이 선보이는 영화는 '방황하는 칼날'(이정호 감독). 영화는 한 순간에 딸을 잃고 살인자가 돼 버린 아버지 상현(정재영)과 그를 잡아야만 하는 형사 억관(이상민)의 추격을 그려낸 작품으로, 정재영은 극 중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아버지로 열연을 펼쳤다.
언론배급시사회 후 지금까지의 정재영 중 가히 최고라는 평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눈빛과 표정, 고통과 슬픔, 분노 등 여러 뒤섞인 감정을 묵묵히 담아낸 얼굴은 이 드라마를 장르 영화가 아닌 드라마로 만들어낸다. 실제로 영화 안에서 마주치는 장면은 4곳 정도에 불과하지만, 배우 이성민과의 호흡, 이른바 남-남 케미도 좋다.

이어 3주 뒤에는 한국영화 상반기 최고 기대작 '역린'(이재규 감독)을 선보인다. 30일 개봉하는 '역린'은 정조 즉위 1년, 왕의 암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살아야 하는 자, 죽여야 하는 자, 살려야 하는 자들의 엇갈린 운명과 역사 속에 감춰졌던 숨막히는 24시간을 그린 작품.
극 중 정재영은 정조를 살리기 위해 피눈물나는 노력을 하게 되는 왕의 그림자 상책 역을 맡았다. 상책은 정조의 수하에 있고 내관이지만 부성애나 친형제 같은 느낌을 주는 인물로 특유의 친근함과 인간미, 동시에 우직함을 갖춘 정재영이 적역이었다. 실제로 '역린'은 정조가 아닌 상책의 영화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영화 속 그의 존재감은 상당하다는 후문이다.
개봉 시기는 투자 배급사의 결정으로 이뤄져 정재영의 선택은 아니다. 연이은 개봉이 본인에게는 부담감일 수도 있지만, 3주 차이를 두고 윈-윈하며 박스오피스를 흔들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두 작품이 전혀 다른 장르라는 점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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