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다저스타디움(LA 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LA 다저스 류현진(27)에게 12일(이하 한국시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경기는 여려모로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경기다.
우선 충격적인 패배 뒤의 첫 경기다. 류현진은 ‘또 소년가장 되는 거냐’는 우려 속에 등판한 지난 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홈 개막전에서 2이닝 동안 8실점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가장 좋지 않은 결과였다.
하지만 다른 일들 때문에 류현진의 투구는 이슈가 되지 않았다. 경기 당일 지각한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가 관심의 대상이었고 조연은 이날 부상자리스트에서 돌아왔지만 자신이 선발 명단에 없다는 것을 알고 화를 감추지 못했던 외야수 맷 켐프였다.

오히려 류현진은 현지 미디어들로부터 ‘그동안 혼자서 너무 많은 경기를 감당했다. 휴식 시간을 줘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애리조나 전에서 다시 부진한 내용을 보인다면 화살이 어떻게 날아올지 모른다.
주전 포수 A.J. 엘리스의 이탈도 류현진으로선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지난 해 자신의 등판에서 단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든 경기에서 엘리스가 볼을 받아주었다. 팀 페더러위츠와 호흡을 맞춘 경기는 한 번 뿐이고 그나마 드류 부테라와는 실전에서 한 번도 배터리를 이루지 못했다.
애리조나의 부진한 팀 성적은 긍정적인 면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류현진이 자신의 시즌 첫 등판인 3월 23일 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올린 상대. 그런데 요즘 못해도 너무 못한다. 9일까지 2승 8패로 바닥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게 오히려 부담스런 대목이다. 손쉽게 이길 수 있는 상황일 수도 있지만 페넌트레이스라는 것은 골이 깊은 만큼 산도 높아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10일 다저스 선수단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류현진은 평소 모습 그대로였다.
다음 등판과 관련해서 처음 나온 대답이 “뭐 평소와 똑같지 특별히 준비하고 말고 할게 뭐 있나”는 말이었다. 휴식이 필요하다는 말들이 현지 미디어에 표출됐고 실제로 6일을 쉬고 등판하는 것에 대해서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 같냐는 질문에 대해 “ 큰 차이 없다”고 말했다. 대신 이날 약 35개 정도의 불펜 피칭으로 컨디션 조절과 감각 유지를 했다.
다음 질문은 포수에 관한 것이었다. 팀 페더러위츠와 실전에서 호흡을 맞춘 것이 지난 해 한 번 뿐이었지만 “큰 걱정 없다”는 대답이었다. 다만 여전히 포수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의사는 내비쳤다. “경기당 100개를 던지면 85~90개는 포수의 사인대로 던진다”며 “포수가 아무래도 타자와 가까이 있고(그래서 움직임이나 표정 등 미세한 부분을 살필 수 있고)볼 배합 타이밍 등에 대해 나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선발 등판일에 대해 “일요일(실제로는 현지 날짜로 금요일이다)”이라며 웃음 속에 농담까지 건넨 류현진은 평소와 다름 없이 자신의 검은색 글러브를 챙겨 들고 필드로 향했다. 평상심, 이것이 류현진이 시즌 2승 도전에 임하는 자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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