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함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지난해 전북 현대가 내건 기치는 '닥공(닥치고 공격)'이었다. 2011년 K리그 우승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할 당시 전북은 '닥공'을 내세워 상대를 공략했다. 말 그대로 강력한 공격이 펼쳐졌다. 전북의 높은 득점력은 K리그는 물론 AF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한 모든 클럽에서 우뜸이었다.
그런 '닥공'이 실종됐다. 거센 공격은 있지만 결과물이 없는 것이다. 기록을 보면 알 수 있다. 전북은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일본)와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 그리고 부산 아이파크와 K리그 클래식에서는 3골을 터트렸지만, 멜버른 빅토리(호주)와 원정경기(2-2 무승부) 이후에는 2골 이상이 나오지 않고 있다.

당연히 승리도 적다. 멜버른전 이후 전북은 2승 2무 3패로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인은 문전에서의 결정력이 부족해서다. 이동국이라는 톱 클래스의 공격수가 있지만 혼자서 활약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지난 9일 제주전에서 전북은 12차례의 슈팅을 했지만, 유효 슈팅은 크로스바를 때린 이동국의 슈팅 1개뿐이었다.
체력 저하의 영향 때문이다. 전북은 지난달 멜버른 원정 당시 편도 20시간이 넘게 걸리는 장거리·장시간 이동을 했다. 호주를 다녀온 선수들의 체력은 급격히 떨어졌고, 경기력은 크게 저하됐다. 하지만 쉴 틈이 없다. 전북은 3월 8일 K리그 클래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33일 동안 10경기를 소화했다. 떨어진 경기력의 원인으로 체력 저하를 꼽는 것은 결코 핑계가 아니다.
문전에서의 정밀함이 떨어진 것도 체력 저하 때문이다. 최강희 감독은 "정교함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체력이 떨어져 있다보니 경기 운영이 힘들다.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이 되지 않고 있다. 제주전도 강한 압박을 요구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고, 경기도 느슨해졌다"며 "빠르게 찬스를 만들어야 하지만 되지 않고 있다. 이런 모습이 계속 되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의 걱정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일정은 최강희 감독의 주름살을 깊게 만들고 있다. 전북은 지난 6일부터 사상 최악의 일정에 돌입했다. 오는 15일까지 10일 동안 소화해야 하는 경기가 4경기다. 일반적으로 감독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9일 3경기를 뛰어넘는 상상 이상의 일정이다. 게다가 그 중 한 경기는 일본 원정이다.
최강희 감독은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팀은 받아들여야 하는 일정표다. 하지만 올해는 유난히 심하다. 보통 한 주 정도는 쉬지만, 올해는 월드컵이 열려서 일정이 이렇게 밖에 나오질 않는다. 계속 되풀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4팀 모두가 고민하고 고생할 수밖에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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