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2014시즌 쾌속질주 준비를 마쳤다.
LG는 9일 사직 롯데전서 7-4로 승리, 시즌 전적 3승 1무 3패로 승률 5할에 복귀했다. 1회 홈런포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지만, 4회 이병규의 만루포로 역전. 이후 8회와 9회 타선의 응집력을 앞세워 경기를 가져갔다.
LG의 올 시즌 출발은 다소 늦었다. LG 김기태 감독은 개막전이 아닌 4월 8일 사직 롯데전을 올 시즌의 출발점으로 판단했다. 이날부터 LG는 휴식기 없이 11번의 3연전에 임한다. 김 감독은 33경기가 시즌 초반 LG의 페이스를 좌우한다고 봤다.
그래서 김 감독은 개막 2연전에 에이스 원투펀치를 올리지 않았다. 4·5선발투수 격인 김선우와 임지섭을 선발 등판시켰고, 상위 선발진 등판을 뒤로 미뤘다. 야수진이 두터워졌으나, 선발투수들의 페이스가 확실히 올라오지 않았었다. 주전포수 윤요섭도 시범경기 기간 어깨 통증으로 1군 합류가 늦어졌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서 활약한 1.5군 선수들에게 조금 더 기회를 줬다.
그렇게 LG는 첫 5경기를 시범경기처럼 치렀다. 2승 3패로 5할 승부에는 실패했으나 조쉬 벨이 의심을 지우고 이병규(9번) 박용택 이진영 정성훈이 쾌조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1선발 에이스 류제국이 아직 투구 밸런스를 찾지 못했고, 외국인투수 코리 리오단은 포수와 호흡이 맞지 않았다. 선발진 퀄리티스타트가 전무했으나 공격력에 있어선 작년보다 나은 청사진을 그릴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 8일 사직 롯데전부터 김 감독의 예상대로 마운드도 페이스를 찾았다. 시범경기와 시즌 첫 등판에서 부진했던 류제국이 8일 사직 롯데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자기 몫을 다했다. 잃어버렸던 투구 밸런스를 되찾아 지난해 ‘승리 아이콘’의 모습을 재현했다. 류제국은 “작년보다 제구는 더 잘 되고 있다. 의도한 곳으로 로케이션이 이뤄진다. 흔들렸던 투구 밸런스도 다시 찾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동현-봉중근의 불펜 승리 방정식도 본격적으로 가동됐다. 둘은 8일 경기서 각각 30개, 44개의 공을 던지는 투혼으로 팀의 패배를 막았다. 9일에도 경기 후반 나란히 등판해 홀드와 세이브를 올렸다.
겨울 내내 어깨 통증을 느꼈던 봉중근은 “사실 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상태가 많이 안 좋았다. 감독님께서 배려해주셨고 덕분에 내가 스스로 일정을 짜서 시즌을 준비할 수 있었다. 지금은 어깨도 아프지 않고 투구 밸런스도 좋다”고 했다. 여기에 팀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고 있는 정찬헌, 지난 2년 동안 퓨처스리그를 정복했던 좌완 윤지웅도 힘을 보태려 한다. 지난해 리그 최강 불펜에 영건들의 힘이 더해지는 것이다.
10일 등판하는 리오단이 한국무대 적응을 마치고, 새 외국인 좌투수 에버렛 티포드가 1군에 합류하면 LG 마운드는 완성된다.
리오단은 이전부터 구위에선 합격점을 받았으나 경기운영에선 물음표가 붙었다. 10일 경기서 리오단과 호흡을 맞출 윤요섭은 “리오단에게 이닝 별로 다른 투구패턴을 주문하려고 한다. 리오단의 구위가 좋지만 9이닝 내내 평균 구속 145km를 유지하는 투수는 없다. 이닝이 거듭될수록 변화구의 비중을 크게 하는 식으로 패턴을 바꿀 것이다”고 말했다.
좌완 파이어볼러 티포드는 빠르면 오는 12일 잠실 NC전에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티포드는 지난 8일 구리구장에서 열린 경찰청과의 퓨처스리그에 선발 등판, 4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기어를 올렸다.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서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티포드는 재출발을 위해 한국무대를 택했고, 한국에서 선발투수로 성공을 바라보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지난 주말 티포드의 불펜피칭을 보고나서 “기대한대로 볼이 좋더라”고 만족했다.
LG는 류제국-우규민-리오단-티포드로 선발진을 확정지었다. 마지막 다섯 번째 선발투수로는 김선우 임지섭 신정락 중 한 명이 상대팀과 상성에 맞춰 선발 등판한다. LG가 지난해 최강 마운드의 위용을 다시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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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