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보아, 겁이 없어서 더 무서운 신인[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4.04.10 15: 02

'너처럼 겁 없는 녀석이 제일 무섭다', '전 원래 겁이 없어요'. 영화 '가시'의 포스터에 적힌 문구들이다. 순수한 사랑과 집착을 오가는 소녀와 한순간의 설렘으로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한 남자의 이야기를 가장 함축적으로 표현한 문구이지 싶다.
오로지 사랑이라는 믿음 하나만으로 앞뒤 재지 않고 겁 없이 달려드는 영은. 그런 영은을 연기한 배우 조보아는 영은과 매우 닮아있었다. 처음 해보는 스크린 도전에 대한 두려움, 거기에 베드신까지 있다는 부담감, 타이틀롤을 맡아야 한다는 압박감. 이 모든 것들을 조보아는 겁 없이 맞섰고 그 도전으로 획득한 열매는 달았다.
본인 자신도 이번 작품을 통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을 것 같다며 '가시'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영화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10M 다이빙과 와이어 촬영까지 직접 할 정도로 겁 없는 그는 이번 도전을 통해 값진 것을 얻었다고 감사해했다.

"원래 겁도 없고 즐기는 편인데 사실 처음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있어요. 경험을 해보니까 두려움이 생기더라고요. 하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서 떨쳐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정말 제겐 의미 있는 작품이죠(웃음)."
'가시'를 하면서 가장 큰 도전은 무엇보다 스크린 데뷔작부터 베드신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는 것이었을 터. 부담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지만 영화의 흐름상 꼭 필요했기에, 그리고 행위적인 것보단 인물들의 감정에 초점이 맞춰진 베드신이었기에 부담감을 떨쳐낼 수 있었다는 것이 조보아의 설명이었다.
"베드신이라는 단어 자체가 부담스럽게 다가오긴 했어요. 하지만 행위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춰지기보단 극 중 서연의 질투심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영은의 표정이나 감정에 신경을 쓰다 보니 촬영 당시에는 큰 부담을 가지지 않고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베드신을 했다고 해서 훗날 제게 생길 이미지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작품에 있어서 꼭 필요한 신이었기 때문에 영은 역할을 맡은 배우로서 그에 대한 책임이라고 생각했어요. 저보다 감독님이 더 걱정을 하시더라고요. 순수한 아이로 그려질 거라고 걱정 말라고 하시던걸요(웃음)."
'가시'는 영은과 준기(장혁 분)의 이야기이지만 극 흐름의 중요한 키는 영은, 즉 조보아가 쥐고 있다. 그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주변 인물들의 반응이 달라지고 상황이 변화한다. 신인 여배우로서 데뷔작부터 큰 역할을 맡게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분명히 따랐으리라. 이런 두려움을 떨칠 수 있었던 건 조보아를 배려해준 상대 배우 장혁과 조보아를 편하게 만들어준 김태균 감독 덕분이었다.
"부담감이 컸죠. 중요한 역할이고 비중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 많은 스태프분들이 영화 하나를 위해 노력하시는데 거기에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됐었고요. 하지만 현장에서 그 부담감을 떨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워낙 편하게 만들어주셔서요. 장혁 선배님은 절 정말 많이 배려해주셨고 감독님은 제가 긴장을 풀 수 있게끔 만들어주셨어요."
전작 MBC 드라마 '마의'로 연기력 논란에 시달려야 했던 그에게 '가시' 출연은 어찌 보면 또 하나의 도전과도 같았다. 이 작품에서 그가 얼마만큼의 연기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연기력 논란' 꼬리표가 떨어질 것이냐 그렇지 않을 것이냐의 당락이 결정될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연기력 논란 당시 속상했던 마음이 컸지만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더 진지해졌다는 그는 '가시'를 통해서 연기적인 면도, 그리고 현장을 대하는 태도도 많이 배웠다고 했다. 충분히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며 '도화지 같은 배우'라 칭찬하니 그 말이 마음에 쏙 든단다. "그 말 써도 돼요?"라고 붙임성 있게 물어오는 이 당돌하고 귀여운 배우를 어찌하면 좋을까.
"이번 작품을 통해서 깨달은 바가 있어요. 현장을 대하는 태도를 배웠죠. 물론 연기적인 것도 있지만요. 음. '마의' 출연했을 때 연기력 논란에 휩싸여서 속상했었어요. 하지만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해서 많이 생각도 하고 정리할 시간도 가졌죠. 그리고 작품을 대할 때 더 진정성 있게 다가가야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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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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