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해치백의 대명사 ‘MINI’가 3세대를 출범시켰다. 1959년 이후 55년을 이어온 헤리티지와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 ‘스마트’에 순응해야 하는 소명 사이에서 고심한 흔적이 곳곳에 묻어난다.
BMW코리아는 10일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 내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미디어 출시 행사를 열고 3세대 모델 ‘뉴 MINI’의 출범을 세상에 고했다.
▲엔진은 작아지고

‘뉴 MINI’는 ‘뉴 MINI 쿠퍼’와 ‘쿠퍼 하이트림(High Trim)’ ‘쿠퍼 S’ 등 3가지로 출시 됐다. 디젤 엔진을 얹은 ‘뉴 MINI 쿠퍼 D’는 하반기에 소개 될 예정이다.
이 중 ‘뉴 MINI 쿠퍼’는 독특하게 1.5리터 3기통 가솔린 엔진을 달고 나왔다. 종전 2세대 MINI보다 기통수가 작아졌다. 요즘 유행인 다운사이징이 엔진 기통수에 적용 된 셈. 하지만 출력은 122마력에서 136마력(최대토크 22.4kgㆍm)으로 도리어 더 높아졌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이전보다 2.6초 앞당긴 7.8초. 안전최고속도는 210㎞/h로, 13㎞/h 늘어났다.
3기통 가솔린 엔진에 부가 된 트윈 파워 터보 기능 덕분이다. 엔진을 줄였는데 출력이 더 높아지는 거짓말 같은 상황이 기술력으로 가능해졌다. 출시 행사 이후 이어진 시승 과정에서도 작아진 엔진이 주는 영향은 느낄 수 없었다.
‘MINI 쿠퍼’의 최상급 모델인 ‘뉴 MINI 쿠퍼 S’는 2.0리터 4기통 터보 가솔린 엔진이 달렸다. 최고출력 192마력, 최대토크 28.6 kgㆍm이며 제로백이 6.7초, 안전최고속도는 233km/h에서 제한된다.
▲차체는 커졌다
반면 차체는 커졌다. ‘MINI’의 ‘탈 미니’를 향한 노력이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난 영역이기도 하다. 쿠퍼 기준으로 전장, 전폭, 전고는 각각 3,821mm, 1,727mm, 1,414mm가 됐다.
종전보다 길이는 98mm 길어졌고 폭은 44mm, 높이는 7mm 더 높아졌다. 휠베이스는 28mm가 늘어난 2,495mm로, 실내 공간이 여유로워졌다. 아울러, 새로운 시트 구조로 앞좌석 조정 범위가 넓어졌으며 뒷좌석 무릎공간이 19㎜ 길어졌다. 커진 차체만큼 적재 공간도 늘어 트렁크 공간은 기존 모델 대비 약 32% 넓어진 211리터다.

그렇다고 MINI 브랜드가 갖고 있는 외관의 디자인 헤리티지가 달라지지는 않았다. MINI 고유의 감성이 허용 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차체를 키웠다.
▲소통은 스마트해지고
3세대 MINI에는 MINI 최초로 혁신적인 MINI 커넥티드(Connected) 시스템이 도입 됐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같은 스마트 기기를 케이블로 연결하면 곧바로 연동이 되는 시스템이다. 스마트폰을 들지 않아도 차량 디스플레이를 통해 다이내믹 뮤직, 소셜 네트워크(페이스북, 트위터, 포스퀘어 등), RSS 뉴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종전 센터페시아에 있던 속도계는 일반 차량처럼 스티어링 휠 뒤쪽으로 옮겼다.
뉴 MINI 쿠퍼 S와 쿠퍼 하이트림에 있는 MINI 커넥티드는 MINI 커넥티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드라이빙 익사이트먼트, 미니멀리즘 분석기 등도 제공한다. 중앙의 컬러 디스플레이와 센터 콘솔에 있는 MINI 컨트롤러로 모든 기능이 조절 된다.

이런 기능들 때문에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컬러 디스플레이는 이번 뉴 MINI에서 매우 핵심적인 시스템이 됐다. MINI 터치 컨트롤러를 거쳐 내비게이션, 엔터테인먼트, 전화 및 차량정보가 집약 돼 나타난다. 디스플레이 주변을 감싸는 LED링은 형형색색 바뀌는 컬러 조명을 통해 드라이빙 모드, 엔진 스타트-스톱, 주차 PDC, 내비게이션, 에어컨 등 다양한 기능을 다채로운 시각효과로 나타내 준다.
최상위급 모델인 뉴 MINI 쿠퍼 S에는 MINI 최초로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기본 적용됐다.
비행기 조종석을 연상하게 하는 MINI 특유의 토글 스위치 디자인과 마감도 한 단계 발전했다. 특히 가운데 ‘하트 비트(Heart Beat)’라고 불리는 빨간색 엔진 시동버튼은 독특한 MINI만의 감성을 드러낸다. MINI 최초로 적용 된 풀 LED 헤드라이트와 리어램프는 세련미와 강렬함을 더했다.
▲지출은 알뜰해졌다
다운사이징의 효과는 연료 효율에서 수치로 나타났다. 뉴 MINI 쿠퍼와 쿠퍼 S는 각각 14.6㎞/l, 13.7㎞/l로 연비가 개선 됐다. 하반기에 나올 디젤 모델인 쿠퍼 D의 복합연비는 무려 19.4㎞/l다.
새로운 드라이빙 모드도 채택 됐다. 기본 설정인 MID 모드 외에도 스포츠(SPORT) 및 그린(GREEN)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그린 모드는 연료 효율을 중시하는 알뜰족에게 매우 유용한 기능이다.

그린 모드에서는 어항에 갇힌 물고기를 탈출 시키는 운전 게임을 즐길 수 있는데 재미가 쏠쏠했다. 운전자의 스타일, 즉 급정거와 급가속을 체크해 점수를 높이거나 깎아 운전자의 ‘친환경 드라이빙’을 유도한다. 짧은 거리이긴 했지만 실제 시승에서도 어항 속 물고기를 탈출시키고 싶은 오기까지 발동했다.
가격은 오는 7월 발효되는 한-EU FTA 관세인하분을 감안해 선적용했다. 뉴 MINI 쿠퍼가 2,990만원, 프리미엄 옵션을 추가한 쿠퍼 하이 트림은 3,720만원이며, 뉴 MINI의 최고급 옵션과 역동적인 주행능력을 만끽할 수 있는 쿠퍼 S는 4,240만원이다. (VAT 포함)
2000만 원대 미니는 지난 해 ‘미니 쿠퍼 오리지널’이 2590만 원에 팔린 이후 처음이다. ‘미니 쿠퍼 오리지널’은 또한 2000대 한정 상품이었다.
▲사전예약 700대, “4000대 팔겠다”
BMW코리아는 ‘뉴 MINI’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소형차 시장의 입지를 확실히 다지겠다는 심산이다. 지난 해 미니는 전 시리즈가 6300대가 팔렸는데 BMW코리아는 올해 ‘뉴 MINI’ 하나로 4000대를 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소비자들의 반응을 보면 그리 어려운 목표도 아니다. BMW코리아에 의하면 ‘뉴 MINI’는 사전 계약만 벌써 700대를 받아 놓고 있다고 한다.
BMW 그룹 코리아의 김효준 대표는 출시행사에서 “오늘 국내에 출시된 ‘뉴 MINI’는 BMW 그룹의 첨단기술이 반영된 엔진과 함께 디자인, 편의장치 등 모든 것이 업그레이드된 프리미엄 해치백의 새로운 기준”이라며 “MINI는 이번 3세대 모델을 통해 제품 가치와 세일즈 성과, 고객 서비스 등 모든 부분에서 기존 어떤 브랜드도 따라올 수 없는 프리미엄 소형차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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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