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고향팀' 생각한 김병현 뜻 컸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04.10 17: 34

'핵잠수함' 김병현(35)이 고향팀으로 간다.
넥센은 10일 김병현을 KIA에 보내고 올해 신인 김영광(23)을 KIA에서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2시즌을 앞두고 한국에 오면서 지명권을 갖고 있던 넥센에 입단한 김병현은 약 2년여 만에 다른 유니폼을 입게 됐다.
뜬금없는 트레이드로 보이지만 이 과정에는 김병현의 뜻이 있었다. 이번 트레이드는 투수 자원이 부족한 KIA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넥센은 이 과정에서 트레이드로서는 이례적으로 김병현의 의사를 물어봤다. 지난 9일 경기를 앞두고 김병현은 염경엽 감독과 면담을 했다. 이 과정에서 고향팀으로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수창초-무등중-광주일고를 졸업한 뒤 성균관대를 거쳐 미국에 바로 진출한 김병현은 예전부터 고향에서 뛰고 싶다는 이야기를 몇 번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 마땅한 연고가 없는 김병현의 바람이었던 것. 그는 트레이드 후 "어쩌면 마지막 도전이 될 수도 있는데 고향 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밝혔다.
넥센에 김병현은 상징적인 존재였던 만큼  팀의 선택은 쉽지 않았다. 넥센은 해외파 김병현이라는 거물이 입단하면서 비로소 남부럽지 않은 전력을 갖추게 됐다. 김병현이 오기 전까지 프랜차이즈 외 이렇다할 스타가 없던 넥센에 김병현의 입단은 팀의 존재감을 높일 수 있는 선물이었다. 비록 입단 후 활약은 좋지 않았지만 김병현 자체가 뉴스 메이커였다.
그러나 서른 중반 유종의 미를 생각한 김병현의 의사는 그가 결국 고향팀 유니폼을 입게 했다. KIA와 넥센의 선택이 없었다면 바람으로 끝났을 지도 모를 트레이드였다. 기회를 얻은 김병현이 KIA에서 다시 한 번 야구 인생의 한 막을 제대로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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