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 김시래, 부상이라 더 안타까운 '준우승'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4.04.10 21: 06

벤치서 팀의 준우승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눈물이 흘렀지만 새로운 도전을 위한 제자리 걸음을 걸으며 많이 배웠다. 김시래(LG)가 그 주인공이다.
창원 LG는 10일 창원실내체육관서 열린 2013-2014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서 울산 모비스에 76-79로 패했다.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던 LG는 아쉽게 2승 4패로 통합 챔피언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 시즌 1순위로 모비스에 입단했던 김시래는 시즌 초반 기대만큼의 활약은 아니었다. 하지만 팀에 녹아들고 양동근(모비스)과 호흡을 맞추면서 KBL 정상급 가드로 성장했다. 그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서 54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평균 22분여를 뛰었다. 8.9득점과 2.4리바운드 그리고 4.7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하며 깜작 활약을 선보였다.

또 4강 플레이오프로 챔피언결정전을 펼치면서 그 활약은 더욱 빛났다. SK와 챔피언 결정전서 그는 4경기 동안 31분여를 뛰며 경기당 평균 10.3득점과 5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했다. 양동근과 견줘도 전혀 뒤지지 않은 기록이었다.
하지만 우승의 기쁨도 잠시 LG로 이적했다. 이미 모비스에 합류했던 로드 벤슨과 트레이드였다. LG는 김시래를 축으로 새로운 리빌딩을 시작했다.
김시래와 함께 LG는 신인 드래프트서 김종규를 영입하며 새로운 선수진 구성을 펼쳤다. 팀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 정도로 만족했던 그동안의 성적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기대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서 김시래는 LG의 야전 사령관으로 완벽하게 자리 잡았다. 모비스 시절보다 7분여 늘어난 경기당 평균 29분여를 뛰었다. 득점력도 좋아졌다. 8.9득점에 4.7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했다. 데이본 제퍼슨과 김종규 그리고 문태종을 향해 날카로운 볼 배급을 했다. 김시래의 활약을 바탕으로 LG는 모비스를 물리치고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40승 14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서 앞서면서 짜릿한 우승을 차지했다.
김시래는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서도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체력적인 부담도 컸지만 노력은 변함없었다. 그러나 5차전서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모비스 이대성이 김시래의 발등을 밟으며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뼈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출전을 확실하게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10일 홈으로 돌아오며 열린 6차전서 김시래는 경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중요한 순간에 투입되기를 기다렸지만 발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연습을 할 때도 김시래는 제대로 뛰지 못했다. 김시래는 벤치서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했다. LG가 성공할 때는 박수를 보냈다. 경기에 직접 뒤고 싶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결국 김시래는 벤치를 지키고 말았다. 팀 패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실패한 것이 아니다. 양동근의 그늘에서 벗어날 바탕을 마련했다. 이날 패배는 김시래에게 눈물을 안겼지만 2년차 밖에 되지 않은 풋내기 가드가 KBL 정상급 가드로 성장하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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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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