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태영 형제 시리즈', 승패는 갈렸지만 모두 '승자'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4.04.10 21: 06

아우가 웃었다. 형을 뛰어 넘었다기 보다는 동생의 팀이 우승을 했다. 문태종(LG)-문태영(모비스)의 이야기다.
모비스는 10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하 챔프전) 6차전에서 홈팀 창원 LG를 79-76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모비스는 시리즈전적 4승 2패로 2년 연속 챔프전 우승을 확정지었다. 아울러 모비스는 전신 기아를 포함, 통산 5번째 챔프전 우승을 차지, KCC(전신 현대 포함)와 함께 역대 챔프전 최다우승팀에 등극했다.
이번 챔피언 결정전은 '형제 시리즈'였다. 문태종과 문태영은 LG-모비스의 핵심이었다. 포워드인 형제는 이번 챔피언결정전서 직접적인 맞대결을 펼쳤다.

KBL에 먼저 입성한 것은 동생. 2009-2010 시즌 LG에 입단하며 국내에 데뷔한 문태영은 3시즌 후 모비스로 이적했다. 올 시즌이 모비스서 맞는 2번째 시즌.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에 이어 챔피언 결정전서 SK를 꺾는데 큰 역할을 한 문태영은 올 시즌도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다. 정확한 점퍼는 MVP 후보로 손색없을 정도. 이미 문태영은 득점왕과 정규리그-챔피언전 통합우승까지 이미 모두 휩쓸었다.
동생에 이어 2010-2011 시즌 전자랜드에 입단한 문태종은 올 시즌 LG에 합류했다. 우승을 위해 LG에 합류한 그는 팀에 사상 첫 정규리그 우승을 안겼다. 39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맹렬한 모습을 선보였다. '우승 청부사'로 확실하게 인상을 심었다.
챔피언 결정전을 앞두고 가진 행사서 형제는 서로 팀을 우승시키겠다고 말했다. 형은 침착했고 동생은 장난기가 가득했다. 성격이 완전히 다른 형제의 모습이었다.
코트 밖에서는 자주 전화와 문자 메세지를 주고 받는 사이지만 코트 안에서는 피튀기는 경쟁을 벌였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서 우승이 결정되는 순간 둘은 맞대결을 펼쳤다. 문태영이 피가 흐를 정도의 혈전을 펼쳤지만 철저하게 무시했다. 그러나 경기를 마친 뒤에는 서로를 안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1차전 부터 엎치락 뒷치락 했다. 1차전은 동생이 승리했다. 2차전서는 형이 반격했다. 3차전도 형의 몫이었다. 하지만 동생은 4~5차전을 내리 승리했다.
6차전서도 치열하게 맞대결을 펼쳤다. 서로 매치업 되는 순간이 많지 않았지만 치열함은 분명했다. 문태영은 KBL서 데뷔한 LG를 상대로 마음껏 자신의 기량을 뽐냈다. 올 시즌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 문태종도 열심히 뛰었다.
마지막에 웃은 것은 동생이었다. 문태영은 25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그러나 경기를 모두 마치지 못했다. 경기 종료 1분을 앞두고 5반칙 퇴장을 당했다. 반면 형은 14점, 6리바운드였다. 하지만 승패에 상관없이 형제는 서로를 감싸 안았다. '형제 시리즈'였지만 성공시대를 연 모두가 승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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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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