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민정이 눈물의 여왕이 됐다. 시간이 지나도 치유되지 않는 유산의 아픔에 심하게 몰입했다. 그가 폭포수처럼 쏟아내는 눈물 연기는 안방극장을 울렸다.
이민정은 지난 10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앙큼한 돌싱녀’ 14회에서 또 한번 오열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미 아버지에 대한 원망, 이혼에 대한 상처, 녹록지 않은 경제 생활 등으로 상처 입은 나애라를 연기하며 매회 눈물을 쏟고 있는 그는 이날 역시도 또 한번 몸이 부서질 듯한 온몸을 다해 울었다.
이날 애라는 친구 강민영(황보라 분)에게 세월이 흘러도 옅어지지 않는 유산의 아픔을 털어놨다. 이 모습을 우연히 본 차정우(주상욱 분)가 애라의 상처를 알게 되는 이야기가 이날 방송의 핵심이었다. 애라는 생활고로 인해 임신 중에도 일을 하다가 아기를 잃었다.

사무치는 한은 애라의 가슴 한구석을 아픔으로 채워놨다. 애라는 “우리 아기가 희망이었다. 어떻게 잊겠느냐. 나까지 잊으면 우리 아기 불쌍하다. 내가 힘들어도 참고 버티니깐 아이도 그럴 줄 알았나봐. 내가 엄마니깐 보살폈어야 했다. 나 울며 지쳐 잠드느라 좋은 노래도 못 들어줬다. 정우 씨한테 말 못해서 아빠 목소리도 한번 못 들려줬다”고 자신의 잘못도 아닌데 자책했다.
죽은 아기를 떠올리며 눈물을 토해내는 애라의 모습은 한없이 애처로웠다. 온몸을 다해 우는 이민정의 눈물 범벅이 된 얼굴과 빨개진 코, 충혈 된 눈이 그가 애라의 감정에 완전히 이입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단순히 울어야 하는 대목이어서 눈물을 쏟는 것이 아닌, 눈물 연기를 하는 것 자체가 힘이 드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마구잡이로 울어대는 이민정의 얼굴은 시청자들을 찡하게 했다.
끝없는 자책을 하다가 어느 순간 눈물이 오열이 된 애라의 아픈 마음은 이민정의 수도꼭지를 튼 것마 쏟아낸 눈물 연기 덕에 울컥하는 장면이 됐다. 애라에게 몰입해 폭발력 있는 감정 연기를 뽑아내고 있는 이민정이 또 한번 기분 좋은 사고를 친 것. 이민정은 이 드라마를 통해 결혼 후 복귀를 했다.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며 결혼 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발전적인 모습을 자랑하는 스타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오죽하면 네티즌 사이에서 우스갯소리로 결혼이 배우로서의 성장을 도왔다는 기분 좋은 칭찬이 더해지는 중. 그만큼 이민정이 작품에서 배우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뜻일 게다. ‘앙큼한 돌싱녀’는 종영까지 2회만 남은 가운데 정우와 애라의 험난한 사랑이 계속되고 있다. 달달한 사랑을 하다가도 시청자들의 눈물을 쏙 빼는 아련한 구석이 있는 애라와 그런 애라를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는 이민정의 활약이 거듭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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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큼한 돌싱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