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호의 외국인 이야기]‘125kg' 히메네스의 디테일 강조...왜?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4.11 10: 40

“지난 2경기서 땅볼만 쳤어도 우리가 이기지 않았겠나.”
롯데 외국인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지난 10일 자신의 한국프로야구 데뷔전인 사직 LG전을 앞두고 디테일을 강조했다.
히메네스는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목표는 오로지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2군에 있었지만 1군 경기는 다 지켜봤다. 내가 100타점을 올리면 좋겠지만, 그것보다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다”며 “지난 2경기 만루 찬스서 땅볼만 잘 쳤어도 우리가 이겼을 것이다. 이렇게 작은 것이라도 팀에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는 지난 8일과 9일 LG를 상대로 수차례의 만루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3연전 첫 경기에선 7회부터 3번이나 만루를 만들었으나, 1점도 뽑지 못해 연장 12회 무승부에 그쳤다. 두 번째 경기 또한 만루에서 타자들이 움츠려 들며 결정타가 터지지 않았고 역전패 당했다. 히메네스 말대로, 땅볼로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올 때까지의 시간만 벌었다면 2경기 모두 가져갈 수 있었다.
그리고 히메네스는 데뷔전에서 자신의 포부를 그대로 증명했다. 4회말 볼넷으로 첫 출루에 성공한 히메네스는 박종윤이 2루 땅볼을 치자 적극적인 슬라이딩으로 상대 유격수 권용관의 송구를 방해, 더블플레이를 막았다. 125kg 거구의 슬라이딩에 권용관의 송구 타이밍이 늦어졌고, 타자주자 박종윤은 1루에서 세이프됐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벌게 한 히메네스의 디테일한 팀플레이였다.
10회말 끝내기 3점포를 터뜨린 것도 디테일에서 나왔다. 올 시즌 첫 번째 끝내기 홈런을 장식한 히메네스는 홈런 순간을 두고 “LG와 맞붙은 지난 2경기를 유심히 관찰했다. 상대 투수 정찬헌이 빠른 공을 던지고 몸쪽 직구를 즐겨 사용한다는 것을 생각하고 그 공을 노렸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정찬헌은 지난 8일 롯데전서 마운드에 올라 140km 후반대의 묵직한 직구로 롯데 타선을 압도, LG가 실점 없이 무승부를 기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손아섭은 히메네스를 두고 “굉장히 진중한 성격이고 팀워크를 중요시하더라. 대학교팀과의 연습경기였는데 몸에 맞는 볼이 나오자 고의라고 생각했는지 투수에게 격렬하게 항의했다. 연습 때도 작은 부분을 하나 하나 신경 쓰면서 진지하다. 프로 의식이 대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히메네스는 “프로선수라면 야구장에 온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물해야 한다. 롯데 팬들께 즐거운 야구를 선물하고 싶다”고 수준 높은 야구를 통해 부산 야구팬의 마음을 움직일 것을 다짐했다. 그리고 히메네스는 사직구장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라인드라이브 홈런으로 롯데 팬들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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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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