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다저스, 고든+크로퍼드 '환상조합'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4.04.11 05: 52

[OSEN=LA (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메이저리그에서 기동력은 크게 돋보이는 전력은 아니다. 달리고(도루) 짜내(스퀴즈)봐야 한 방 들어올리는 것(홈런) 보다 못한 것이 메이저리그 야구다.
그래도 있으면 도움이 된다. 경기의 흐름은 때로은 작은 것 하나로 바뀔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올 시즌 LA 다저스의 향상된 기동력은 주목할 만하다.
다저스는 10경기를 치른 11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팀 도루 12개로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도루를 많이 성공시킨 팀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작년 내셔널리그 팀 도루 1위(142개) 밀워키  브루어스가 8경기만 치르고 팀 도루 10개로 2위를 달리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1위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 하지만 다저스의 빠르기는 작년과는 분명히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지난 해 다저스는 78개의 팀 도루(도루 실패 28개)를 기록했다. 마미애미 말린스와 함께 메이저리그 전체 17위이고 내셔널리그에서는 7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지난 해 메이저리그 팀 도루 1위에 오른 캔자스시티 로열즈의 153개(도루자 32개)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지난 시즌 월드 시리즈 챔피언 보스턴 레드삭스도 팀 도루 123개(도루자 19개)로 전체 4위에 올랐다. 52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4번 실패) 메이저리그 도루왕을 차지한 제이콥 엘스버리의 공이 절대적이었다. (엘스버리가 뉴욕 양키스와 계약하면서 올 해는 양키스가 현재 팀 도루 9개로  3위에 올라있다. 9개 중 4개가 엘스버리의 도루다. 반면 보스턴은 4번의 도루시도 중 겨우 한 번만 성공했다) 도루 성공률(73.6%)도 좋은 것은 아니다. 팀 도루 1위 밀워키의 82.7%와 차이가 크다.
올 시즌 다저스의 발이 빨라진 것은 무엇보다도 디 고든의 출장이닝과 관련이 있다. 작년만 해도 대타, 대주자로 38경기에 출장하는 것에 그쳤던 고든은 올 시즌 유격수서 2루수 변신에 성공하고 있다. 저스틴 터너와 플래툰으로 2루를 지킬 것이라는 시즌 초 예상과 달리 주전 2루수로 굳히기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더욱 최근에는 야시엘 푸이그가 부상으로 라인업에서 제외되자 칼 크로포드를 2번으로 밀어내고 선발 리드 오프로 출전하고 있다. 현재 고든은 9경기에서 4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칼 크로포드의 분전도 눈에 뜨인다. 크로포드는 현재 고든과 똑같이 4개의 도루(도루자1개)를 성공시키며 팀 기동력에 활기를 넣고 있다. 최근 고든과 크로포드가 1,2번으로 선발 출장하는 경우가 많아 둘의 빠르기가 더욱 돋보이기도 한다.
크로포드는 템파베이 레이 시절이던 2009년 60개의 도루(리그 2위)를 성공시킨 적이 있는 준족이지만 2011년 보스턴 레드삭스 이후 도루가 눈에 띄게 줄었다. 햄스트링 부상, 손목, 팔꿈치 등에 차례로 고장을 일으켜 출장기회 자체가 적었고 타격도 시원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저스 소속으로 116경기를 소화한 지난 해도 도루는 15개에 그쳤다. 팀 내에서는 최다 도루였지만 메이저리그 전체로는 50위(리그 22위)에 머물렀고 이제 리드 오프로선 너무 노쇠한 것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페이스라면 전성기까지는 아니더라도 40개 이상 도루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울러 올 시즌 4개의 도루를 더 하면서 개인통산 450도루를 돌파(451개)했다.
도루 2개로 팀내 3위를 달리고 있는 핸리 라미레스 역시 지난 해 도루 10개 보다는 더 많은 숫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라미레스는 부상만 없다면 20도루는 무난한 선수다. 시간이 흘렀기는 하지만 2006년 2007 년 연속으로 51도루를 기록한 발을 갖고 있다.
보기 보다 도루가 많지 않고 성공 못지 않게 실패도 많았던 야시엘 푸이그 역시 주목대상이다. 지난 해 11개의 도루를 성공시켰지만 도루 실패 역시 8개나 됐다. 폭주가 아닌 주루 요령이 얼마나 늘어났는지가 관건이지만 타고난 빠르기는 상대편에게 위협을 주기에 충분하다.
다저스가 지난 해 크로포드(내셔널리그 22위)-푸이그(내셔널 리그 30)-라미레스, 고든(내셔널 리그 공동 34위)등 도루 리스트 바닥에 있던 이름들이 올 시즌에는 상단으로 이동할 것 같다. 슬러거라고 딱 이름 붙일 만한 선수가 없는 다저스로선 큰 재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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