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 타자 부진‘ LG, 박용택의 짝을 찾아라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4.11 13: 00

최고 리드오프의 맹활약에도 좀처럼 득점이 나지 않는다. LG가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도 2번 타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LG는 올 시즌 팀 타율 2할8푼5리 팀 OPS 8할1푼3리로 각각 리그 전체 2위에 자리하고 있다. 10경기도 치르지 않은 만큼, 지금 성적으로 LG의 타력을 판단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홈런왕 조쉬 벨의 가세로 이전까지 LG에서 보기 어려웠던  ‘한 방’을 기대케 하고 있다. 타자들의 이름만 놓고 보면, 리그 최강의 공격력으로 평가할 만하다.
문제는 2번 타순이다. 1번 타자 박용택이 타율 4할6푼4리, 출루율 6할3푼4리로 쉬지 않고 1루를 밟고 있지만 득점은 ‘6’에 불과하다. 박용택이 출루해도 2번 타자가 확실한 연결고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테이블세터와 클린업트리오 타율이 각각 3할5푼8리, 3할1푼7리로 1위와 2위에 자리하고 있으나 타선의 톱니바퀴가 맞지 않는다. 2번 타자 타율이 2할8푼9리인데 출루율은 3할2푼5리로 타율에 비해 높지 않다.    

일단 당초 세웠던 구상이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 LG 김기태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2번 타자로 손주인과 이병규(7번)를 낙점, 상대 선발투수에 맞춰 둘 중 한 명이 2번 타자로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손주인은 타율 2할5푼, 이병규(7번)는 타율 1할7푼6리로 지난 시즌보다 부진하다. 그러면서 이진영 임재철 김용의 등이 2번 타자로 출장했다.
기록만 놓고 보면 이진영이 2번 타자로 뛰는 게 가장 좋다. 이진영은 2번 타자로 14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3할8리를 찍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이진영은 2번 타순에서 타율 3할8푼1리로 맹타를 휘둘렀다.
문제는 이진영이 2번 타자로 갈 경우, 6번 타순이 약해진다는 것이다. LG는 하위 타순(6번 타자부터 9번 타자) 타율 2할1푼4리로 리그 8위인데, 이진영과 이병규(9번)를 5번과 6번에 놓으면 하위 타순서도 한 방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LG는 지난 사직 롯데 3연전에서 이진영을 5번, 이병규(9번)를 6번에 배치했다.
2번 타자를 두고 흔히 ‘게임메이커’라고 한다. 2번 타자라면 단순히 안타를 치는 것만이 아닌 상황에 맞는 타격으로 타선의 흐름을 이을 수 있어야 한다. LG는 지난 10일 사직 롯데전서 1회초 박용택이 볼넷으로 출루하고 2번 타자 김용의에게 ‘런 앤드 히트’를 지시했다. 김용의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작전이었는데 김용의는 상대 투수 김사율의 포크볼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박용택은 2루에서 태그아웃되고 말았다. 시작부터 2번 타순에서 흐름이 꼬였고, 득점은 9회초 조쉬 벨의 솔로포가 유일했다. 박용택은 3타수 2안타 2볼넷으로 네 번이나 출루했는데 이날도 득점은 전무했다.
김기태 감독은 지금의 팀 상황을 놓고 “아직 정점을 찍지 않았다”고 했다. 마운드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타순 간의 연결 호흡이 매끄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박용택의 짝을 찾는 순간, LG의 진짜 화력이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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