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루머신' 추신수, 텍사스 생존법칙됐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4.11 06: 10

추신수(32, 텍사스)에게 적응기는 필요하지 않은 듯 하다. 시작부터 ‘출루머신’의 위용을 과시하며 텍사스의 핵심 전력으로 우뚝 섰다. 이제 추신수의 생존은 그 자체가 텍사스의 생존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올 시즌을 앞두고 7년 1억3000만 달러의 거액을 받으며 텍사스 유니폼을 입은 추신수는 10일(이하 한국시간)까지 9경기에 모두 선발 리드오프로 출전해 타율 3할5푼5리(31타수 11안타), 3타점, 7볼넷을 기록하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팔 통증 여파로 부진하긴 했지만 정규시즌에 들어서자 언제 그랬냐는 듯 펄펄 날고 있다. 텍사스가 추신수에 주목했던 출루율은 4할7푼5리에 달하고 장타율도 4할8푼4리로 쏠쏠하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추신수의 출루 행진은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 있다. 텍사스가 추신수를 영입할 당시 원했던 그 모습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9경기에서 2경기를 제외한 7경기에 한 차례 이상 출루했다. 한 경기 두 차례 이상 출루를 의미하는 ‘멀티출루’는 전체의 66.7%에 달하는 6경기다. 3차례 이상 출루 경기도 3번이나 달성했다. 출루를 하지 못한 2경기보다 더 많다.

추신수의 출루와 텍사스의 성적과도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나타나고 있다. 추신수가 네 차례 이상 출루를 기록한 지난 2일 필라델피아전과 9일 보스턴전에서 텍사스는 모두 이겼다. 추신수는 2경기에서 나란히 2득점을 기록하며 팀 공격의 물꼬를 텄던 기억이 있다. ‘추신수의 출루=텍사스의 승리’라는 공식이 서서히 성립되고 있는 것이다. 현 시점까지는 거액의 몸값 투자가 전혀 아깝지 않은 맹활약이다.
아직 타선이 완전히 정비되지 않은 텍사스다. 큰 기대를 불러 모았던 프린스 필더가 부진하다. 필더는 10일까지 타율 1할6푼2리, 출루율 2할5리에 그치고 있다. 홈런은 하나도 없고 장타도 2개뿐이다. 아드리안 벨트레의 몸 상태도 그렇게 좋다고 할 수는 없는 편이다. 그러나 추신수와 엘비스 앤드루스가 테이블세터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그나마 활로를 뚫어주고 있다. 다른 선수들의 부진, 그리고 지난 시즌에 대한 기억이 맞물려 추신수의 가치가 더 빛나고 있다.
기대 이상의 시즌 초반 질주에 팀 내 위상도 폭등하고 있다. 론 워싱턴 감독은 “추신수를 빼고는 라인업을 짤 수가 없다”라는 말로 추신수에 대한 든든한 믿음을 표시했다. 리드오프와 좌익수 자리에는 이제 추신수의 이름이 완전하게 고정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루를 쉰 추신수는 12일 홈에서 열리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서 상승세 연장에 도전한다. 추신수는 휴스턴과의 통산 6경기에서 1할5푼의 저조한 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출루율은 3할9푼3리로 자신의 통산 출루율(.390)보다 약간 더 좋은 성적을 냈다. 개막 이후 4승5패에 머물고 있는 텍사스로서는 추신수의 몸놀림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