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직 우승 네 번 밖에 못해봤잖아요. 작년 이 자리에서 2연패 한다고 했죠? 이제는 3연패 해야죠.”
챔프전 우승 후 모비스의 ‘심장’ 양동근의 농담 섞인 발언이다. 하지만 누구도 농담으로만 듣지는 않았다. 남들에게는 지나친 욕심으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챔피언 모비스에게는 현실적인 다음 시즌 목표다. 역대최다 5번째 챔프전을 제패한 모비스가 3년 연속 우승을 조준하고 있다.
모비스는 10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하 챔프전) 6차전에서 홈팀 창원 LG를 79-76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모비스는 시리즈전적 4승 2패로 2년 연속 챔프전 우승을 확정지었다. 아울러 모비스는 전신 기아를 포함, 통산 5번째 챔프전 우승을 차지해 KCC와 함께 역대 챔프전 최다우승팀에 등극했다. 아울러 모비스는 KCC의 전신 대전 현대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프로농구를 제패한 팀이 됐다.

18시즌의 프로농구 역사상 3년 연속 정상에 서본 팀은 없었다. 지난 2000년 3연패를 노리던 대전 현대는 혜성 같이 나타난 서장훈의 청주 SK에게 2승 4패로 무너졌다. 사상 첫 3연패 도전이 좌절됐던 순간. 그만큼 프로농구 경쟁의 치열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 가운데 모비스는 다음 시즌 3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까.
전망은 밝다. 모비스는 전력누수가 없다. 자유계약선수로 풀리는 함지훈은 모비스와의 재계약이 매우 유력하다. 모비스 관계자는 “(함)지훈이는 주변에서 강하게 독려해줘야 잘하는 게으른 스타일이다. 몸은 둔하지만 머리는 여우라고 보면 된다. 유재학 감독의 지도스타일에 완벽히 적응했다. 함지훈은 반드시 잡아야 하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함지훈 역시 은사 유재학 감독의 곁을 떠나는 것은 상상도 하지 않고 있다.
올해 챔프전 MVP를 차지한 문태영은 다음 시즌이 마지막 계약기간이다. 챔프전 평균 22.2점, 8.0리바운드의 호성적을 낸 문태영은 다음 시즌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할 전망. 주장 양동근이 한 살을 더 먹지만, 그만큼 신인 이대성의 성장폭도 커질 전망이다.
모비스는 두 외국선수와도 재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벤슨은 “2연패를 달성해서 정말 기분이 좋다. 하지만 다음 시즌에도 모비스와 함께 뛸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나는 외국선수다. 연봉을 더 주는 팀이 나타난다면 그 팀으로 갈 수 있다. 다만 모비스가 날 필요로 한다면, 3연패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했다.
결국 모비스는 우승전력 '베스트5'의 변화 없이 다음 시즌을 맞을 수 있다. 올해처럼 벤치멤버들만 받쳐준다면 충분히 3연패가 가능하다. 모비스에게는 올 시즌 준우승의 LG, 하승진이 돌아오는 KCC 등이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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