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주 펄펄' 피에…한화, 물건 제대로 건졌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4.11 06: 08

공수주 어디 하나 빼놓을 게 없다. 정말 제대로 된 물건을 건졌다. 한화 외국인 타자 펠릭스 피에(29)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한화가 개막 첫 10경기에서 4승6패로 선방하고 있다. 아직 순위는 9위이지만 지난해와 확실히 달라진 경기력이다. 그 중심에 바로 공수주에서 펄펄 날고 있는 피에가 있다. 한화 야구를 확 바꿔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향력이 대단하다.
▲ 정확한 타격, 의외의 선구안

피에는 시범경기에서 홈런 4방을 터뜨리며 장타력으로 주목받았다. 시즌 개막 이후 10경기에서 아직 홈런은 없지만 정확한 타격과 의외로 좋은 선구안으로 테이블세터와 중심타선을 연결하는 3번타자 역할을 충실히 소화하고 있다. 38타수 14안타 타율 3할6푼8리 7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피에는 좌중우를 가리지 않는 스프레이 히터로 '수비 시프트도 소용없는 타자'다.
방망이만 잘 치는 게 아니다. 의외로 공도 잘 본다. 삼진 3개를 당하는 동안 볼넷 5개를 골라냈다. 변화구에도 쉽게 속지 않고 공을 최대한 오래 본다. 한화 장종훈 타격코치도 "공격적인 듯하지만 무모할 정도로 나쁜 공에 배트가 나가지 않는다. 잘 맞힐 뿐만 아니라 공도 잘 본다"고 설명했다. 슬럼프에 빠져도 오래 가지 않을 스타일이다.
▲ 풋아웃 1위, 폭넓은 수비
한화가 피에에게 주목한건 타격보다 수비였다. 지난해 피에를 스카우트해온 한용덕 한화 단장특보는 "우리가 외국인 타자를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점을 둔 것이 수비였다. 수비에서 문제를 피에가 보완해줄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했다. 중견수로 나서고 있는 피에는 타고난 운동능력과 빠른 스타트로 폭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한다. 10일 마산 NC전에서도 9회 나성범의 살아오르는 타구를 점프 캐치한 것에서 나타나듯 순간 대응력도 좋다.
실제로 피에는 리그 외야수를 통틀어 가장 많은 30개의 풋아웃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많은 뜬공 아웃을 처리하며 부지런히 움직였다. 수비범위를 나타내는 '레인지팩터(RF)' 역시 3.44로 20이닝 이상 소화한 외야수 중 압도적인 1위에 올라있다. 여기에 1개의 어시스트로 강한 어깨까지 과시하고 있다. 이제 중견수 쪽으로 타구가 향하면 믿고 보는 믿음이 생겼다.
▲ 공격적 주루, 도루 증가 기대
피에는 빠른 발을 갖췄다. 스스로 "50홈런을 칠 파워는 없어도 50도루를 할수 있는 스피드가 있다"고 말할 정도로 주루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한화에서도 피에는 적극적이면서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한 번에 투베이스를 건너는 능력 뿐만 아니라 상대 수비의 틈을 놓치지 않고 다음 베이스를 노리는 것이 몸에 배어있다.
테이블세터 이용규-정근우와 함께 언제든 뛸 수 있다는 걸 상대의 머리에 심어주고 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게 있다면 도루 1개를 성공하는 동안 도루자 2개로 생각보다 도루 성공률이 높지 않다는 점. 하지만 그는 "투수들의 견제를 눈에 익히는 과정"이라고 했다. 상대에 대한 분석이 완벽하게 이뤄지면 도루 스타트 타이밍도 제대로 잡을 수 있을 전망. 아직 피에는 보여줄 게 더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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