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 기분 좋은 징크스가 생겼다. 3루수 김회성(29)이 홈런을 치는 날 한화는 무조건 이겼다. 한화의 새로운 승리 공식으로 김회성이 '승리의 요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김회성은 지난 10일 마산 NC전에서 0-1로 뒤진 2회 선두타자로 나와 상대 투수 에릭 해커의 초구 커브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1-1 동점을 만드는 시즌 3호 홈런. 이어 3-3으로 맞선 8회에는 손민한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좌측 2루타를 터뜨리며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비록 8회 후속타 불발 탓에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지만 한화는 9회 상대 폭투로 결승점을 올리며 4-3으로 이겼다. 이날로 한화는 시즌 4승(6패)째를 올렸는데 그 중 3경기가 바로 김회성이 홈런을 친 날이다. 앞선 2경기에서는 모두 결승 홈런이었고, 이날은 동점 홈런으로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김회성의 첫 홈런은 지난 2일 대전 삼성전에 나왔다. 3-3으로 맞선 6회 배영수의 직구를 받아쳐 비거리 130m 좌중월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어 8일 마산 NC전에서도 2-2 동점이었던 7회 찰리 쉬렉의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 솔로포로 연결시켰다.
3호 홈런은 1~2호 홈런과 달랐다. 그동안 변화구에 약한 모습을 보인 김회성이었지만, 이날은 초구부터 노림수를 갖고 들어갔다. 에릭의 120km 커브가 완만하게 들어오자 기다렸다는 듯 받아쳤다. 비거리는 105m로 이전 홈런들보다 짧았지만, 기술적으로 한 단계 발전을 확인할 수 있는 한 방이었다.
김회성은 시즌 9경기에서 27타수 8안타 타율 2할9푼6리 3홈런 7타점 5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삼진도 10개를 당했지만 볼넷 4개로 선구안도 나쁘지 않다. 개막 2연전에서 마음이 급한 나머지 변화구에 속절없이 당했지만 이제는 공을 골라내는 침착함까지 보여주고 있다. 경기를 치를수록 나날이 발전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지난 2년간 경찰청에서 군복무하며 눈에 띄게 기량 발전이 이뤄진 김회성은 지난해 마무리훈련 때부터 김응룡 감독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이제 실력으로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중요한 순간마다 홈런을 터뜨리며 한화 승리의 중심에 서고 있다. 한화의 주전 3루수로 확실하게 말뚝박을 기세다.
김회성은 "개막 2연전에는 너무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부담이 있었다. 이제는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삼진을 당해도 좋다는 마음으로 편하게 내 스윙을 하고 있다"며 "우리팀 타선은 강하다. 내가 하위타선에서 잘 하면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제는 하위타선이 아닌 중심타선 진입도 기대해 볼 만하다. 그가 잘 할수록 한화도 더욱 자주 웃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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