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삼성-SK전이 열리기 전 대구구장. 7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임창용(삼성)의 공식 인터뷰가 한창일때 김남형 삼성 홍보팀 차장은 취재진에게 "이제 뱀직구보다 용직구라고 부르는 건 어떻겠냐"고 깜짝 제안을 했다. "뱀보다 용이 더 낫지 않냐"는 게 그 이유다.
잘 알려진대로 임창용의 주무기는 빠른 직구다. 임창용은 국내 시절부터 150km 이상 강속구를 마음 먹은대로 뿌렸다. 낮은 팔 각도에서 빠르게 공이 휘어들어오니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2005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뒤 재활을 거치는 아픔도 겪었지만 2008년 일본 진출 후 다시 150km 이상 강속구를 되찾았다.
특히 2009년에는 160km 강속구를 두 번 뿌리며 열도를 깜작 놀라게 했다. 사이드암 뿐만 아니라 변칙적으로 오버핸드로도 던지는 등 일본 타자들도 임창용의 구위에 눌렸다. 2012년 7월 두 번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지만 그는 일본에 남지 않고 자신의 꿈을 찾아서 미국땅까지 밟았다. 아쉽게도 메이저리그 재도전의 꿈은 무산됐지만 직구 스피드는 전성기 시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임창용은 1976년생 용띠다. 그리고 김남형 차장의 말처럼 뱀보다 용이 더욱 강하다. 임창용은 "뱀이 아니라 지렁이"라고 손사래를 쳤지만 구위 만큼은 여전히 최고다.
9일 임창용의 뱀직구의 위력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타석에 들어섰던 삼성의 주축 타자들은 그의 위력적인 구위에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였다. 7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임창용이 뱀직구가 아닌 용직구를 앞세워 든든한 수호신 역할을 해준다면 삼성의 통합 4연패 달성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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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