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 또 다시 9회 악몽이 재현됐다. 5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올 시즌에만 벌써 5번째 역전패로 불펜의 난조가 반복됐다.
한화는 1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과 홈경기에서 6-7로 역전패했다. 8회초 시작 전까지 6-1로 여유있게 리드한 경기였으나 8~9회에만 무려 6실점하며 대역전패했다. 단순한 1패 이상의 충격이다.
7회까지만 하더라도 한화의 여유있는 승리가 될 듯했다. 1회 김태균의 역전 투런 홈런, 5회 김태완의 달아나는 투런 홈런이 터졌다. 6회에는 고동진이 2타점 적시타를 때리며 6-1로 스코어를 벌렸다. 7회에는 송창식에 이어 필승맨 윤근영까지 투입하며 5점차 리드를 유지했다.

그러나 8회부터 이상 기운이 감돌았다. 박정진이 박병호를 삼진으로 잡았으나 윤석민과 강정호를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5점차 여유있는 상황. 여기서 김응룡 감독은 마무리 김혁민을 조기에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세이브 상황도 아니었지만 확실하게 경기를 끝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경기는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김혁민은 유한준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은 뒤 비니 로티노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대타 이성열의 잘 맞은 타구가 1루수 김태균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 한숨 돌렸지만 6-4로 쫓기고 말았다. 넥센 타선의 힘을 생각할 때 2점차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었다.
우려는 곧 현실이 됐다. 9회 일이 터졌다. 김혁민은 선두타자 서건창을 우전 안타로 출루시킨 뒤 후속 타자 문우람에게 큰 것 한 방을 맞았다. 2구째 141km 직구가 가운데 높게 향하는 실투가 됐고, 문우람의 배트에 걸린 타구는 우월 투런 홈런으로 이어졌다.
김혁민이 내려간 다음 한화는 신인 최영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최영환은 박병호에게 안타를 맞고, 대주자 유재신에게 2루 도루를 허용했다. 이어 김민성 타석에서 폭투와 몸에 맞는 볼로 1사 1·3루 위기에 몰렸·고, 결국 유한준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허용했다. 한화 불펜에서 믿을 수 있는 윤근영·박정진·김혁민·최영환을 모두 투입하고도 당한 역전패라 충격은 두 배였다.
한화는 지난 1일 대전 삼성전에서 4-0으로 앞선 경기를 5-6으로 역전패했다. 8~9회에만 2점씩 총 4실점하며 역전패했다. 그로부터 열흘이 지난 이날 경기에서는 5점차 리드에서 마지막 2이닝을 지키지 못했다. 올해 한화의 7패 중 5패가 역전패, 그 중 4패가 6회 이후 불펜이 지키지 못한 경기였다. 거듭된 불펜 악몽에 한화의 시름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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