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에 확실한 승리 카드가 나왔다. 외국인 타자 비니 로티노(34)를 포수로 활용하며 전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하늘에서 떨어진 3할 포수 등장에 넥센이 확 살아났다.
넥센은 지난 10일 목동 KIA전에서 로티노를 선발 포수로 선발출장시키며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허도환이 허리 통증에 시달리고, 박동원이 부진을 면치 못하자 염경엽 넥센 감독이 과감하게 꺼내든 카드가 바로 포수 로티노였다. 마이너리그에서 305경기를 포수로 뛴 로티노는 포수 데뷔전에서 같은 외국인 앤디 밴헤켄과 배터리를 이뤄 환상의 호흡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그런데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었다. 로티노는 11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8회 포수로 포지션을 옮겼다. 선발출장한 허도환에 이어 교체출장한 박동원마저 대타로 교체돼 포수 자원이 소모되자 염경엽 감독은 다시 로티노에게 SOS를 쳤다. 로티노는 처음 호흡을 맞추는 송신영과 마운드에서 긴급하게 사인을 맞추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로티노는 큰 실수없이 안정감있게 포구하고 경기를 리드했다. 9회에는 강속구를 뿌리는 마무리 손승락과도 흠잡을 데 없는 호흡을 맞췄다. 넥센은 8~9회에만 3점씩 대거 6득점으로 전세를 뒤집었고, 로티노도 8~9회 2이닝을 별다른 실수를 하지 않고 안방을 아주 든든하게 지켰다.
외국인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2경기 연속 포수로 나온 로티노는 기대이상 수비력으로 안정감을 과시했다. 염경엽 감독도 "기본기가 잘 되어있다. 우리 포수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팀에도 하나의 카드가 더 생긴 것"이라고 대단히 만족스러워했다. 넥센은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때부터 로티노의 포수 가능성을 눈여겨 봐지만 이렇게 빨리 실전에서 활용하게 될 줄은 몰랐다.
넥센의 가장 큰 취약 포지션은 포수였다. 주전 허도환은 묵직한 수비에 비해 타격이 약했고, 박동원은 아직 경험과 기술에서 부족함을 드러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로티노가 포수로서 생각한 것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공수에서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로티노는 최근 4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타격에서도 존재감을 떨치고 있다. 시즌 10경기 31타수 10안타 타율 3할2푼3리. 11일 한화전에서도 2-6으로 뒤진 8회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염경엽 감독은 "타격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매일 한 시간씩 특트를 하며 스스로 감을 찾기 위해 노력하더라"며 흡족한 표정이다.
그런데 포수 포지션에서도 기대이상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다. 한화전 대역전승 후 염경엽 감독은 "경기 상황이 그렇게 돼 로티노를 포수로 기용했다. 결과가 좋았다"며 "앞으로 이런 상황에서 자주 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로티노를 이제는 확실한 밴헤켄 전담이자 백업 포수로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섰다. 넥센에 갑자기 3할 포수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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