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한중합작 프로젝트 영화 '권법'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배우 조인성에서 여진구를 거쳐 잠깐 김수현까지. 다시 캐스팅이 처음으로 돌아간 이 작품에서 여진구 소속사(제이너스 엔터테인먼트) 측과 제작사(티피에스컴퍼니 스카이워커)가 서로에 대한 날을 세우는 것은 더 이상 소모적인 싸움일 듯 하다. 정말 중요한 것은 더 이상 피해자를 만들지 않는 것.
'권법'의 제작사 티피에스컴퍼니 스카이워커 측은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입장을 냈다. 제작사 측은 "'권법'의 감독과 제작사 측은 배우 여진구 씨가 작년부터 올해 4월 말까지 거의 매일 촬영하다시피 하는 시트콤 촬영이 끝나자마자, 8월 크랭크인 영화를 앞둔 상황에서 5, 6, 7월 동안 다른 작품을 하고 오겠다는 것은 여러 이유로 무리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권법' 촬영 전 다른 작품을 하지 말아 달라는 의사를 명확히 전달했지만, 소속사 측은 제작사의 의견을 따르겠다고 한 이후 3월 10일 경 '내 심장을 쏴라'를 하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했다"라고 주장하며 여진구 측에게 일방적 하차 통보를 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여진구 측은 "문제의 본질을 그것이 아니다"라는 주장이다. 여진구 측은 "제작사 측의 공식 입장은 문제의 본질을 교묘하게 피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 논란의 가장 중요한 점은 여진구와 계약을 파기하기 전 다른 배우를 접촉했느냐 안했느냐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초 법정 대응은 하지 않겠다던 여진구 측이 제작사에 대한 소송을 불사하겠다며 "계약서를 공개할 의사가 있다"라고까지 입장을 밝히며 각은 한층 뾰족하게 됐다.
11일 여진구의 소속사 제이너스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권법' 제작사가 공식입장 배포로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마당에서 더 이상 왈가왈부 말은 필요없을 것 같다. 필요하다면 계약서를 공개할 의사도 있다. 그 만큼 떳떳하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건 배우 보호 차원이다. 이중계약 같은 상황에서 배우를 보호하고, 배우의 이미지를 실추하고 것을 막고자 함이다"라며 "본질을 흐리지 말고 정말 문제가 있다면 법적으로 잘잘못을 가리자는 거다. 처음에는 법적으로 가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지만 이런 식이라면 소송도 불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론은 들끓고 비난은 제작사에게, 여진구 소속사 측에도 쏟아졌다. 동전의 양면과 같은 상황이라 어디에다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충무로 감독과 제작 관계자들은 "영화 시작 전 잠깐 다른 영화를 찍고 오겠다, 라는 식의 말로 들릴 수 있다. 기분 좋아할 제작사는 없다"라고 말했고, 반면 연예 매니지먼트 관계자들은 "충분히 양해를 구하고 합의한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다. 제작사나 감독은 누구나 자기 작품에만 집중해주길 바라지만, 크랭크인 날짜가 정확히 잡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좋은 작품을 마다할 배우는 없다"라고 전했다. 각기 다른 입장이다.
분명한 것은 폭로, 비방, 법정 싸움 등으로 이어지는 양측의 대립에서 더 이상 피해자를 낳지 말아야 한다는 것. 이미 양측 어른들의 싸움에서 미성년자 배우 여진구는 묵묵히 자기 일을 다하고 있고, 김수현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름이 오르내렸으며 영화 '내 심장을 쏴라'는 의도치 않게 분쟁의 단초를 제공한 영화로 비춰지게 됐다.
잘잘못을 분명히 가리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는, '권법'은 이제 다시 갈 길이 멀고 여진구는 시트콤을 끝내고 차분히 다음 작품을 준비해야 한다. 보다 발전적인 생각이 시급한 지점이다.
한편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박광현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잡은 '권법'은 당초 배우 조인성이 군 제대 복귀작으로 선택해 화제를 모은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제작이 무산되는 우여곡절 끝에 조인성이 스케줄 상 하차했다. 이후 한중 합작 제작이 결정, 200억 원의 제작비로 다시 제작에 돌입하는 등 점차 그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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