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7, LA 다저스)의 변화구가 춤을 췄다. 완벽한 제구, 완벽한 구위였다. 이런 류현진의 변화구 앞에 애리조나 타선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갔다.
류현진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리고 있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단번에 2.57까지 내려가 2점대를 회복했다.
류현진은 직전 등판인 5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2이닝 8피안타 8실점(6탈삼진)이라는 MLB 데뷔 이후 최악의 피칭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까닭인지 공에는 힘이 넘쳤고 제구도 거의 완벽했다. 실투라고 생각이 들 만한 공도 거의 없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92마일 정도로 특별하지 않았다. 그러나 변화구 위력이 워낙 좋았다. 류현진은 이날 99개의 공을 던졌는데 45개를 변화구로 던졌다. 80마일 중반대의 슬라이더가 19개, 70마일 후반대의 체인지업이 16개, 그리고 70마일 초반대의 커브가 8개였다. 이렇게 네 가지 구종을 자유자재로 원하는 곳에 찌르다보니 애리조나 타선이 허둥대는 것은 당연했다. 여기에 같은 구종도 속도로 완급을 조절했다. 상대 타자로서는 4개 이상의 구종을 상대하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이날 애리조나 타선은 2개의 안타를 류현진에게 뺏는 데 그쳤다. 오직 몬테로만이 안타를 쳤다. 몬테로는 첫 타석에서 류현진의 83마일 슬라이더, 두 번째 타석에서 92마일 직구를 공략해 안타를 만들었다. 그러나 모두 단타였다. 나머지 타자들은 류현진의 변화구에 제대로 손도 대지 못했다.
아웃카운트도 슬라이더 비율이 가장 높았다. 총 9개였다. 체인지업은 7개, 직구는 6개였다. 삼진도 모든 구종으로 하나 이상씩을 뽑아냈다. 포피치 투수로 진화하고 있는 류현진이 다시 한 번 그 성장의 과정을 과시한 한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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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이스필드=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