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실점 악몽 씻은 완벽투, 비결은 핀포인트 제구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4.04.12 13: 16

두 번의 악몽은 없었다.
LA 다저스의 좌완특급 류현진(27)이 구겨진 체면을 완벽하게 세웠다. 류현진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시즌 네 번째 선발 등판해 7회까지 마운드를 굳게 지키며 단 2안타 1볼넷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탈삼진은 8개를 뽑아냈다. 당당히 시즌 2승을 따냈다.
이날의 호투는 의미가 대단했다. 지난 7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다저스타디움 홈개막전에 출전해 3회도 마치지 못하고 8실점의 악몽을 말끔히 씻어낸 호투였다. 아울러 시즌 2승을 따냈고 원정 3경기에서 19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투였다. 방어율도 2.57로 끌어내렸다.

특별한 위기도 없었다. 있다면 1회말 첫 타자 AJ 폴락과 볼 9개를 던지며 볼넷으로 출루시킨게 유일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이후 아론 힐을 3루 땅볼, 폴 골드슈미트를 헛스윙 삼진, 마틴 프라도를 유격수 땅볼로 요리하고 위기를 넘겼다.
2회도 선두타자 미켈 몬테로에게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세타자를 삼진과 범타로 처리했다. 이후는 4회를 제외하고 매이닝 탈삼진을 엮어내며 일사천리로 전광판에 영의 숫자를 계속 새겼다. 4회 2사후 몬테로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이후 10타자를 퍼펙트로 요리했다.
타선도 곤살레스가 투런홈런 포함 5타점을 쓸어담아 류현진의 어깨에 힘을 불어넣었다. 완봉까지도 가능할 기세였다. 그러나 돈 매팅리 감독은 다음 등판을 위해 류현진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류현진을 맞이했던 다저스 동료들도 류현진의 되찾은 구위에 박수를 보냈다.
지난 샌프란시스코전과 달라진 점은 핀포인트 제구력이었다. 첫 타자를 제외하고는 자신이 던지고 싶은 곳에 모든 구종을 찔러넣었다. 유인구는 일부러 높게 던졌고 카운트를 잡는 볼은 무릎 아래로 정교하게 꽂아넣었다. 슬라이더 비율을 높이면서 애리조나 타자들의 김을 뺐다. 이날 투구수 99개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무려 70개에 이르렀다. 비율은 70%에 가까웟다.
무엇보다  마운드에 올라선 류현진의 얼굴에는 지난 8실점 악몽을 씻고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강렬한 의지와 독기도 서려 있었다.  그만큼 투구에 대한 집중력이 높았고 핀포인트 제구력으로 연결됐다. 정교한 제구력은 포피치의 위력은 크게 높이면서 완벽투로 이어졌다.  애리조나 타자들은 굶주린 사냥꾼의 사냥감이 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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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이스필드(미 애리조나 피닉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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