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희비가 집중력 차이에서 갈렸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은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8라운드 울산과 홈경기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최근 2경기서 1무 1패로 부진했던 전북은 이날 승리로 4승 2무 2패(승점 14)가 돼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전북은 울산을 상대로 8경기 홈 연속 무패(7승 1무)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는 전북과 울산은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다. 최근 부진에서 탈출하고 오는 15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차전을 앞두고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전북은 발에 부상을 안고 있는 이동국을, 울산은 최근 체력 저하가 뚜렷한 김신욱을 모두 선발로 기용할 정도였다.

하지만 경기력 자체는 전북과 울산 모두 좋지 않았다. 지난달 8일 이후 주중과 주말 경기를 계속해서 소화하고 있는 양 팀은 100%의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 6일부터 오는 15일까지 10일 4경기를 소화해는 최악의 일정에 돌입한 만큼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떨어진 체력은 집중력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문전에서 기회를 잡은 이후 슈팅의, 그리고 상대의 공격을 수비하는 과정의 처리 순간 등 세밀한 집중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크고 작은 실수가 계속됐다. 똑같이 체력이 방전된 전북과 울산이지만 집중력에서의 차이는 분명했다.
실수가 많은 쪽은 울산이었다. 최근 무득점으로 부진하고 있는 울산은 이날도 선수들이 슈팅 순간에 집중을 하지 못했다. 슈팅을 골키퍼 정면으로 가거나 골대 밖으로 향했다. 게다가 대부분의 공격에서 슈팅을 시도하지 못한 탓에 역습을 당해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조민국 울산 감독은 하피냐와 알미르, 백지훈 등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우기도 했지만, 기대하던 득점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결정적인 장면은 수비에서 나왔다. 수비수 김치곤이 상대의 크로스를 하는 과정에서 상대 공격수 이동국의 어깨를 짚었다. 이를 본 주심은 반칙을 선언했다. 순간적인 행동이었지만 박스 안에서 한 만큼 실점 위기로 연결된 것이다. 반면 전북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키커로 나선 이동국은 골키퍼 김승규를 완벽하게 속이며 골로 연결해 전북에 리드를 안겼다.
울산의 실수는 계속됐다. 전반 31분에도 수비 실수가 발생했다. 아크 정면에서 이동국이 내준 패스를 한교원이 페널티 지역 오른쪽으로 침투하며 받아 다시 낮은 크로스를 문전으로 올렸다. 이를 걷어내려던 김치곤은 확실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공의 궤적을 골대 안으로 향하게 만들었다. 골키퍼 김승규의 손도 닿지 않는 곳이었다. 다행히 강민수가 공이 골라인을 통과하지 직전 걷어내는데 성공하며 실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울산 수비진의 집중력 부족이 명확해지는 순간이었다.
전북의 집중력도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수비를 하는 순간만큼은 확실했다. 최근 모든 경기에 투입되고 있는 김기희와 윌킨슨의 중앙 수비수 콤비는 집중력 있는 수비로 공격을 모두 차단했다. 둘의 수비에 막힌 울산의 주포 김신욱이 슈팅 하나밖에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마저도 유효 슈팅은 아니었다. 전북과 울산의 1골 차이는 작은 집중력에서 비롯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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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