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감독 때문에 진 경기다. 내가 잘못했다".
한화 김응룡(73) 감독이 이례적으로 자책했다. 전날 대역전패 충격을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김 감독이 스스로 "잘못했다"고 말하며 선수단을 감쌌다. 한화에 부임한 이후 김 감독이 이처럼 공개적으로 자신의 용병술에 책임지는 발언을 한 것은 거의 처음이다.
김 감독은 12일 대전 넥센전을 앞두고 "어제(11일)는 감독 때문에 진 경기였다. 내가 잘못했다"고 말했다. 한화는 11일 대전 넥센전에서 7회까지 6-1로 넉넉하게 리드하며 여유있는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 8~9회 3점씩 대거 6실점하며 6-7 대역전패를 당했다. 시즌 5번째 역전패.

송창식·윤근영·박정진·김혁민·최영환 등 이기는 경기에 투입하는 투수들을 총동원하고도 5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해 충격이 두 배였다. 여유있는 점수차에도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를 펼쳤는데 결과적으로 악수가 되고 말았다.
김 감독은 "내가 투수를 너무 빨리 바꿨다. 선발 송창현도 그렇고, 송창식도 조금 더 길게 가져가야 했다"며 "꼭 잡아야 하는 경기라는 생각에 너무 급하게 투수를 바꿨다. (김)혁민이도 9회 1이닝만 던지게 해야 했는데 그 앞을 던질 수 있는 투수가 마땅치 않았다"고 돌아봤다.
한화는 개막 3경기 만에 마무리를 송창식에서 김혁민으로 바꿨다. 송창식도 지난 1일 대전 삼성전에서 9회 동점·역전 홈런 두 방에 무너졌고, 김혁민도 5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김 감독은 "마무리를 또 바꾸기도 어렵다. 김혁민을 1이닝만 던지게 해야 하는데…"라며 불펜 운용에 대한 고민도 함께 드러내 보였다.
김 감독의 이례적인 자책이 대역전패를 당한 한화의 분위기 반전을 이끌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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