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같은 경기를 1년에 몇 번이나 하겠나".
넥센은 지난 11일 대전 한화전에서 7회까지 1-6으로 뒤진 경기를 8~9회 3점씩 대거 6득점하며 7-6 대역전승했다. 5점차 뒤집기 쇼를 펼치며 시즌 첫 3연승으로 기세를 올렸다. 그런데 이날 경기 후 넥센 염경엽 감독은 "감독이 망친 경기를 선수들이 이겼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염경엽 감독이 자책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염 감독은 12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마정길을 5회까지 길게 끌고 간 게 잘못이었다. 한계 투구수가 다다른 상황에서 한 타자만 더 잡으려는 감독의 욕심 때문에 홈런을 맞았다"며 "동점을 만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 상황이 포인트라고 봤기에 감독으로서 속상했다"고 이야기했다.

마정길은 이날 시즌 개인 최다 2⅔이닝 동안 47개의 공을 던졌다. 잘 던지던 그는 그러나 1-2로 뒤진 5회 2사 1루에서 김태완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맞고 스코어가 1-4로 벌어졌다. 패색이 짙어진 넥센이었지만 8~9회 대거 6득점하는 타선의 화력을 앞세워 경기를 뒤집었고 염 감독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염 감독은 "어제는 정말 이기고 싶은 경기였다. 오늘 경기 선발투수에서 우리가 유리하기 때문에 어제 경기를 잡으면 위닝시리즈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선발 강윤구를 일찍 내린 것도 이기기 위해서였다. 8회 2점차로 뒤진 상황에서 송신영을 투입한 것도 우리 타선이라면 역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어제 같은 경기를 1년에 몇 번이나 하겠나"며 기분 좋은 표정을 지어보인 뒤 "우리 타선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언제든 뒤집을 수 있는 힘이 있다. 감독으로서는 오히려 투수 운용이 쉽지 않다"는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마무리 손승락도 지난 4경기 연속 구원등판했다. 손승락은 이날 경기에 관계없이 하루 휴식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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