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신의 에이스 투구였다.
KIA 좌완투수 양현종(26)이 12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프로야구 롯데와의 시즌 2차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7이닝 8탈삼진 2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자신은 2승을 따냈고 팀은 3연패를 끊었다.
양현종으로서는 전날 8-20 대패에 대한 설욕투였다. 첫 타자 이승화를 맞아 잇따라 볼 4개를 던져 출루시켰다. 흔들린 것은 아니었다. 정훈과 손아섭을 삼진으로 잡았고 최준석은 2루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2회는 첫 삼자범퇴, 3회는 볼넷을 내줬지만 후속타자들을 내야땅볼로 제압했다.

4회초 물오른 방망이 손아섭에게 2루수 옆으로 빠지는 안타를 맞았으나 삼진 2개를 곁들여 롯데타자들을 벤치로 돌려보냈다. 5회 역시 볼넷을 내주고 무안타 무실점으로 영의 행진을 이어갔다. 7회2사후 강민호에게 2루타를 맞고 전준우 볼넷을 내주고 마지막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대타 장성우의 타구를 3루수 박기남이 몸을 날려 막아내는 호수비로 고비를 넘겼다.
8회부터 바통을 김태영에게 넘겼다. 투구수 106개. 직구와 슬라이더를 주축으로 체인지업(18개), 커브(7개)를 섞어던졌다. 최고구속은 149km. 볼넷 3개를 허용했지만 안정감 넘치는 투구로 마운드를 지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전날 24피안타의 후유증을 말끔히 씻어내주는 호투였다.
지난 4월 1일 양현종이 NC와의 홈개막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자 다음 날 김경문 감독은 "마운드에선 현종이의 얼굴을 보니 이기려는 의지가 보였다. 새구장의 첫 개막전이었고 윤석민도 없는데 스스로 에이스의 책임을 느꼈을 것이다. 에이스답게 아주 잘 던졌다"고 칭찬했다. 적장이지만 양현종이 자신의 구위 뿐만 아니라 팀의 에이스로 의무와 책임을 다하려는 자세를 칭찬한 것이다.
이날 양현종을 선발투수로 기용하면서 선동렬 감독의 마음 역시 다르지 않았다. 팀은 3연패를 당했다. 모두 불펜투수들이 부진했던 경기였다. 더욱이 전날 24안타를 맞고 20점을 내주고 대패했다. 팀의 연패을 끊고 대패의 후유증을 씻어주기를 기대했다. 챔피언스필드에는 주말을 맞아 2만2000석이 가득찼다.
양현종은 롯데 선발 송승준과 팽팽한 대결을 벌이면서 롯데 강타선을 상대로 에이스의 책무를 다했다. 연패도 끊었고 자신은 기분좋은 무실점 승리를 얻었다. 더욱이 전날 불펜이 소모전을 치르느라 부담이 있었지만 이날은 양현종이 어깨로 메워주었다. 팀이 절대적으로 필요할때 응답하는 투수. 야구에서 이것을 에이스로 부른다.
경기후 MVP로 선정된 양현종은 "어제 롯데에 점수를 너무 많이 줘서 마음이 아팠다. 오늘 점수를 주지 않으려 했다. 어제 중간계투 소모가 많아 최대한 볼을 많이 던지려했는데 투구수 관리가 잘 됐다"고 기분좋은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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